장기 추세로는 원화 결제 '플러스'…"환리스크 부담 감소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 기업이 상품을 수출입하면서 대금을 원화로 주고받는 비중이 지난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이란 제재가 재개되면서 대(對)중동 원화 결제 수출이 급감한 데 기인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결제통화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 결제 대금 가운데 원화 비중은 2.8%였다.

역대 최대 원화 수출 비중을 기록했던 2017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통화별 결제 비중은 원화를 포함해 미 달러화(84.5%), 유로화(5.6%), 엔화(2.7%) 등 4개 통화가 전체 수출의 95.7%를 차지했다.







<결제통화별 수출입 비중 추이 *자료:한국은행>

원화의 결제 비중 감소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여파로 분석됐다.

지난해 8월 미국은 이란이 핵 협정을 탈퇴하자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재개해 이란 정부의 달러 매입 금지, 금 등 귀금속 거래 금지, 이란 국채 매입 금지, 자동차 부분 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해 원화 결제 수출의 지역별 비중은 유럽연합(EU)(23.7%), 중국(20.1%), 중동(15.5%), 동남아(13.5%) 등의 순으로 중국, 동남아 및 EU의 원화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5.3%포인트, 1.0%포인트, 2.5%포인트씩 상승했다.

반면 중동은 9.0%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기간 원화 결제 수입의 지역별 비중은 EU(43.1%), 미국(11.6%), 일본(10.9%), 동남아(9.7%)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중국, 동남아 및 EU의 원화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2.0%포인트, 2.2%포인트, 3.5%포인트 상승했으나 중동은 9.2%포인트 급락했다.

원화 결제 수출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역은 미국(1.3%), EU(7.1%), 중국(2.1%) 등 지역이 꼽혔다.

각각 전년 대비 0.1%포인트, 0.4%포인트, 0.4%포인트 늘어났다.

결제통화별로 살펴 보면 달러화가 전년 대비 0.1%포인트 줄어들었으나 1992년 통계편제 이후 계속 최대 수출 결제 통화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동남아 등 미 달러화 결제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EU·기타 지역 미 달러화 결제 수출이 감소하면서다.

유로화의 결제 비중은 대EU 수출 호조, 중남미 수출에서의 유로화 결제 비중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수입의 통화별 결제 비중은 미 달러화(80.2%), 유로화(6.4%), 엔화(6.1%), 원화(5.6%) 순으로 4개 통화의 결제 비중이 전체 수입의 98.3%를 차지했다.

미 달러화의 수입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했지만 엔화, 원화 및 유로화는 각각 0.7%포인트, 0.5%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다.

양호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장기 추세로 보면 원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도 중동을 제외하면 원화 비중은 플러스(+)"라며 "원화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로 (원화 비중이 늘어나면) 환리스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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