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액상형 전자담배 '쥴(JULL)'의 한국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담배업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2010년 국내에서 반짝인기를 얻었다가 곧 시장에서 모습을 감춘 액상형 전자담배가 10여년 만에 새로운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누가 승리자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주목된다.

24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쥴을 생산하는 쥴랩스는 이날부터 서울 지역 편의점 GS25와 세븐일레븐에서 쥴을 공급한다.

쥴은 미국에서 2017년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 제품으로, 니코틴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담배를 태우고 USB단자를 통해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담뱃잎이 든 스틱을 전자장치에 꽂아 고열로 찌는 방식이라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원액을 희석한 용액을 가열해 수증기를 흡입하는 구조다.

국내 애연가 가운데에는 이미 해외 직구로 쥴을 구해 사용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찐 맛이 나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 쥴의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쥴에 맞서 KT&G도 맞불을 놨다.

KT&G는 오는 27일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 소재 편의점 CU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 판매를 시작한다.

릴 베이퍼의 작동 방식은 쥴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역을 휩쓴 스타트업과 국내 수십 년 역사의 토종업체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양상이다.

담배업계의 액상형 전자담배 전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2010년대 초 일반 담배보다 간접흡연 피해 위험이 낮은 제품으로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일반 담배 연기 못지않게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액상형 전자담배는 시장에서 모습을 감춘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일반 궐련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로 양분된 국내 담배 시장에서 한 차례 유행이 지난 액상형 전자담배가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다른 회사들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내놓는 데 미적대는 이유다.

필립모리스는 영국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메쉬'를 한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 없다.

BAT코리아도 쥴의 국내 출시 이후 소비자 반응을 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담배 자체는 이미 담배 시장에서 한차례 유행이 지난 구시대 아이템으로 볼 수 있지만, 시대가 바뀌고 상품도 업그레이드된 만큼 시장의 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자담배는 지난해 3억3천200만 갑 팔려 전체 담배 시장 규모인 34억7천120만 갑의 9.6%를 차지했다.

전자담배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1.8%까지 확대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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