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한 삼성전자가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줄였다.

판관비는 축소했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는 대폭 늘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판관비는 8조5천3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천842억 원(3.2%) 줄었다.

가장 많이 줄인 부분은 지급수수료로 2천820억 원(17.5%) 삭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슈퍼 호황에 따라 2년 연속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DS(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을 제외한 IM(IT·모바일) 사업 부문과 CE(소비자가전) 사업 부문은 성장이 정체됐다.

소비자가전은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스마트폰은 프리미엄폰 판매 비중이 줄고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으며 수익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확산했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하강하면서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조2천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1% 줄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에 방점을 두고 판관비를 전년보다 6조1천478억 원(15.2%)이나 줄였다.

이처럼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데 따라 삼성전자의 지난해 판관비는 2012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비용을 줄이라는 지시가 반복해서 내려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늘렸다.

지난 1분기 경상연구개발비는 전분기보다 6천769억 원(16.0%) 늘었다.

지난해 1조9천984억 원(12.2%) 늘린 데서 확대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AI(인공지능)와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부품·바이오를 4대 신사업으로 꼽고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올해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판관비를 줄이고 연구개발비는 늘린 데 따라 지난 1분기 전체 판관비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9%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의 최근 5년간 판관비를 살펴보면 연구개발비가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29% 수준이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 따라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인력 유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급여 부분에 손대기 보다 신사업 인력 재배치, 운영비 절감, 소모성 경비 축소 등으로 판관비를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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