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환 당국의 잇따른 구두개입과 실개입에도 서울 외환시장은 여전히 달러-원 환율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어 향후 원화의 방향성이 주목된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4일 당국의 개입 경계가 강해 달러-원 하락을 예상한다면서도 대내외 재료는 상승 요인이 많아 개입이 나올 때마다 이를 매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도 외환 당국 발언을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공식 구두개입이 나온 지난 20일 달러-원 환율은 한국과 중국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에 하락 조정을 받았다.

특히 외환 당국 관계자가 특정 시간대에 발생하는 대규모 일방향 거래 등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움직임을 살피겠다고 발언하면서 최근 장 막판 쏠림 현상이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당국 발언에도 달러-원 환율은 삼성전자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으로 상승 압력을 받으며 지난 22일 장중에는 1,196.50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외환 당국이 구두개입과 실개입으로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리며 상승세는 점차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 달러-원 환율 추이(틱차트, 단위:원)>

그럼에도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하락 재료는 당국의 개입 경계가 유일하다며 최근 대내외 여건은 위험회피 심리에 달러 매수가 더 편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지금 시장은 매수할 곳은 서두르고 매도할 것은 기다리는 전형적으로 심리가 쏠린 시장이다"며 "정부가 레인지를 형성해줘야 매수·매도가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잇따른 개입으로 1,190선 아래에서 달러-원 환율이 등락하고 있지만, 대내외 상승 재료에 다시 1,190선을 넘어 마감한다면 다시 1,200원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도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며 "당국 개입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이를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국에 맞서지 말라'는 금융시장의 불문율에 따라 시장이 매수 포지션을 잡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급격한 달러-원 환율 상승에 시장 참가자들도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지금 수준에서 추가로 달러-원 상승에 베팅하기는 위험 대비 수익이 낮은 상황이다"며 "달러-엔 환율 하락을 리스크 오프로만 해석할 수 있을지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주 정부의 대응이 앞으로 환율의 레인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 딜러는 "정부의 의지를 고려하면 달러-원은 1,180원대 중후반에서 1,19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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