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대한 불안이 다소 완화한 데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도 지속하면서 반등했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2달러(1.2%) 상승한 58.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6.8%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중동 정세 등을 주시했다.

WTI는 전일 약 1년 만에 최대폭인 5.7% 폭락하는 극심한 불안을 보였다.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소 낙관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불안을 달랜 데 힘입어 소폭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오후 중국과 합의할 좋은 가능성이 있으며, 화웨이 문제의 해법도 무역 합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신속히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으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이날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내는 등 극심했던 위험회피 현상이 완화했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하는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대(對)이란 대응 차원에서 중동에 약 1천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교적 작은 숫자의 병력을 보낼 생각이다. 주로 방어적인"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추가 파병에 따른 중동 긴장 고조 우려가 부상했다.

러시아가 폴란드와 독일 등으로 보내는 원유의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유권을 통해 원유를 벨라루스로 역류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다른 공급 차질 우려도 지속했다.

미국 산유량 증가 부담도 다소 줄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797개로 지난주보다 5개 더 줄었다. 채굴 장비 수는 3주 연속 감소했고,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적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우려와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맞서고 있어 유가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관세 인상으로 미국 기업의 구매와 재고 등에 대한 결정이 영향을 받으며 미국 경제의 성장 경로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 "이는 원유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반면 코메르츠방크는 "공급 위축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란 수출은 줄었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도 품질 문제로 인해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감산 유지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 이번 유가 폭락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을 늘릴 의사를 유지할지도 의심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이에 따라 조만간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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