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춤한 모양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사들은 5천800억원가량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DB생명과 동양생명이 300억원과 2천억원을,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가 1천억원과 2천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5월까지 보험사들이 2조원을 넘는 자본확충을 한 것과 비교된다.

메리츠화재가 1천억원, DB생명과 DGB생명이 800억원과 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KDB생명과 현대라이프는 유상증자를 통해 3천억원씩 수혈을 받았다. 푸본현대생명도 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조달했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2022년부터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부채 규모가 커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을 겪을 수 있다. 이에 RBC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미리 충분한 자본을 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IFRS17 도입에 맞춰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감독회계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 2차 가안 공개가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보험사들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에 K-ICS 2.0 공개 및 계량영향평가(QIS) 결과 발표가 예상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K-ICS 1차 가안에 대한 QIS를 진행한 결과 국내 보험사 대부분의 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K-ICS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가 커졌으며 금융당국도 이를 반영해 K-ICS 2.0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업계에서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계산 시 적용되는 할인율을 완화하고 최종적용 시점을 유예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LAT 할인율을 2017년 95%에서 작년 92.5%로 낮췄으며 올해부터는 87%를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LAT는 책임준비금을 평가해 부족한 만큼 자본을 쌓게 해 보험사들이 자본을 더 충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의 의견을 면밀히 분석해 결정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과 K-ICS가 1년 유예된 만큼 LAT에 대해서도 연기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새 자본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보험사들도 방향성을 정할 수 있어 추가 자본확충을 잠시 보류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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