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주 가뭄이 계속되면서 실적 반등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1분기 신규 수주는 1조2천억원에 그쳤다. 올해 목표로 한 11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10.3%에 불과했다.

이같은 수주 부진 속에 실적도 부진하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천5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9.7% 급감했다.

이중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은 1천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가 줄었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호주 로이힐 광산 사업의 국제중재소송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관련 국제중재 판결 패소로 70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하면서 실적이 더 나빠졌다.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5.3%에서 올해 1분기에는 3.6%로 1.7%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3% 늘었지만, 해외 매출은 38% 줄었다.

올해 2분기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주 도로 공사와 홍콩 지하철 공사 등 일부 해외 현장에서의 공기 지연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추가 비용 부담 우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수주 활동이 쉽지 않다는 점은 딜레마다.

국내 건설시장은 공공기관 투자 확대에도 주택 공급과잉 우려와 부동산 규제, 금리 인상 압력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물산의 1분기 국내 수주 규모는 1조1천억원으로 국내 건설시장 전체 수주 34조원 중 약 3.5%에 불과했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강점인 하이테크 분야에서의 수주 가능성은 그나마 숨통을 틔워줄 기회다.

삼성전자가 중장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만큼 삼성물산이 이를 수주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에 6천721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물산은 동남아 지역의 수주 파이프라인 등 해외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부진 속에서도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에 11억 달러를 해외에서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의 전체 해외 수주 중 약 22%에 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는 연간으로 상저하고의 흐름이 예상된다"며 "핵심지역 인접 국가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신규 상품 등을 통해 연간 목표 달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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