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승리를 시사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회사채와 국채 금리 스프레드를 볼 때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존스홉킨스대의 사이먼 컨스터블 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항상 최대 변수가 경제였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실제 과거 역사를 보면 미국 경제가 호황일 때 집권당이 대선에서 이길 확률이 높았다.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은 지난 1981년 지미 카터로부터 대통령직을 물려받았는데, 이는 당시 미국 경제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1990년대 초반 경제가 완만한 침체에 빠져들 때까지 집권했고, 1993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은 두 번의 임기를 이어갔다.

닷컴버블의 붕괴로 민주당도 짐을 쌀 수밖에 없었고, 공화당의 조지 부시가 새로운 천 년을 맞이했다. 이후로 2009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붕괴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새로운 백악관 주인이 됐다.

컨스터블 연구원은 "간단히 말해 오는 2020년 미국 경기가 둔화한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경기가 견고해지면 트럼프의 재선을 예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채권시장을 보면 내년 초순께 미국 경기의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 1월4월 기준으로 BBB등급의 기업은 미국 국채 대비 206bp의 추가 이자를 지급해야 했다. 이 스프레드는 이달 23일 현재 163bp로 크게 축소됐다.

이에 대해 HCWE앤드컴퍼니의 데이비드 랜슨 디렉터는 "이런 스프레드 축소는 투자자가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경제가 다시 회복 속도를 높이기 시작할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스프레드의 축소와 경기 변동 사이에는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연초 이후 나타난 금리 스프레드 변동을 고려하면, 올해 11월과 내년 6월 사이에 경기 회복세가 눈에 띄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랜슨 디렉터의 전망이다.

그는 "이는 유권자들이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하는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올해 부진했던 미국 경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좋든 싫든 간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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