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오는 2025년까지 세계 3위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7일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딥체인지 2.0 경영을 통해 신규 성장 사업과 기존 사업 모두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됐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모든 사업의 아프리카 초원 안착을 위해 독한 혁신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5월 김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전쟁터를 알래스카에서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한 지 2년 만에 내놓은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딥체인지 2.0의 핵심인 글로벌과 기술 중심의 경영 전략에 그린 이니셔티브를 추가해 친환경 성격의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로 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E모빌리티와 에너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이 2025년 글로벌 톱3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강화하고, 배터리 경쟁사와 차이를 지속적으로 벌려 나가기로 했다.

지난 2014년 NCM622와 2018년 NCM811을 각각 업계 최초로 상업 적용한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최초로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인 NCM 9½½(반반)을 조기에 상용화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현재 430GWh인 수주잔고가 2025년 기준 700GWh로 늘어나고, 현재 연간 5GWh 수준인 생산 규모는 100GWh로 확대될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내다봤다.

아울러 E모빌리티 관련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인 현재의 사업구조를 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를 통해 5R(리페어·렌털·리차지·리유즈·리사이클링) 플랫폼인 바스(BaaS)를 전기자동차 업체 등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구축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향후 배터리와 관련된 부분도 다양한 형식으로 렌털, 리스하거나 관련 서비스에 대한 영역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아니라 렌털 회사나 리스 회사가 통제력 가지고 있는데, 이를 다시 회수해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생태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배터리 사업의 주 수요처인 전기차 외에 항공과 해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 모델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폭스바겐과 추진 중인 조인트벤처(JV) 설립 관련해 "경과는 계속 협의 중이고 협의한 지는 1년이 채 못 됐다"며 "원래 우리 그룹이 JV를 많이 하고 잘하는데 늦은 건 아니고 잘 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자율주행이 된다는 건 운전자가 운전을 안 한다는 것으로 자동차 내에서 할 일이 많아져 전기 소비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라며 "이는 내연기관으로 커버하기 어려워 전기차라는 플랫폼에서 새로운 방식의 모빌리티가 생길 수밖에 없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스바겐과 노스볼트와의 협력 관련 소문에 대해서는 "배터리를 잘하는 회사가 한·중·일에 몰려 있어서 유럽이 엔진 트랜스미션 관련해 걱정한다"면서도 "그쪽과 기술계열이 전혀 다르고 실질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JV 설립 시 기술유출 가능성 논란에 대해서는 "폭스바겐 등 대형 OEM은 배터리 기술보다는 안정적인 공급에 맞춰져 있다"며 "JV 파트너를 찾는 데는 기술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의 자동차에 퀄리티 있는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목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OEM들이 물량 커지면서 전기차 공장 주위에 공장 건설할 것을 단서를 달아서 수주한다"며 "할 수 없이 전 세계 중국, 유럽, 미국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데 국내도 수주되면 당연히 공장 짓고 투자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확장의 다른 축인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산업용·주거용 등 세분화된 시장 특성에 맞춰 배터리를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중국과 폴란드 외에도 추가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연 25억㎡ 이상의 생산 능력으로 시장점유율 30%의 세계 1위를 달성할 방침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FCW는 폴더블 스마트폰 외에 TV,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화학사업에서 신규 주력사업 분야로 선정한 패키징 분야는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인수합병(M&A) 등으로 확보하고, 오토모티브 사업은 기술개발에 집중해 전기자동차 확산과 경량화 추세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화학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이들 사업의 자산 비중을 현재 30%에서 2025년까지 60%로 키우고, 현재 25% 수준인 글로벌 자산 비중은 2025년까지 65%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김준 사장은 "독한 혁신의 최종 목표는 모든 사업이 아프리카 초원에 안착해 생태계가 행복하게 공존할 오아시스를 파는 것"이라며 "이것이 SK이노베이션이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더블 바텀 라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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