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던 부동산 시장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의 나오유키 요시노 소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부동산 버블을 키운 것부터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일본의 1980년대와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가격이 최근 천문학적으로 뛰는 등 이미 버블의 조짐이 나타났다고도 지적했다.

베이징의 평균 집값은 2000년대 초 1㎡ 당 4천 위안 (한화 약 69만원)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6만 위안을 웃돌 정도로 상승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1996년 5.6에서 2013년 7.3으로 뛰었다.

일본은 1988년에도 3.0에 불과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적정 집값이 중산층 소득의 3~6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기준으로 1선 도시는 중산층 소득의 50배 이상이며, 3~4선 도시도 중산층 소득의 30~40배 수준이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 금융기관들이 1980년대 일본 은행들보다 부동산 섹터에 대출을 더 많이 해주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융자 비율도 꾸준히 일본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요시노 소장은 부연했다.

요시노 소장은 "부동산 가격은 계속 증가하는데 총 수요와 함께 인구는 줄어든다면 중국도 일본과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까 봐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도시화 현상으로 인해 부동산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부동산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에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환율 조작에 대해 공격하는 것도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미·일 관계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일본은 미국에 정치적,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자산 버블이 터지는 상황을 맞닥뜨려야 했다고 헤레로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미국의 의존도가 당시 일본보다 낮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한편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줄리언 에반스-프릿차드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부문이 중국 GDP의 5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가 급격한 침체를 보일 경우 다른 경제부문으로 영향이 퍼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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