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제3인터넷은행 불발로 당분간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전담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진입규제를 낮추겠다는 강조했던 데다 그간 금융권의 '메기'를 자처했던 인터넷은행이 금리 혜택과 이용자 편의 등에서 소비자금융을 진일보시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65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나타냈다. 기존 신용대출에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 함께 성장하면서 출범 2년여 만에 수익성을 증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영업을 원칙으로 한다. 구조적인 한계로 소비자금융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시중은행의 파이를 뺏어와야 하는 처지이기에 마진을 일부 포기한 영업방식에 의문이 붙었다. 카카오뱅크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수익성을 증명한 셈이다.

출범 이후 가장 빨리 제공한 금전적 서비스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수수료를 면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전국의 은행과 편의점, 지하철 등에 설치된 모든 ATM(약 12만대)에서 출금, 입금, 이체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슬로건은 이렇게 구체화했다.

해외송금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낮췄다. 해외은행의 송금망 이용협약을 통해 수수료를 시중은행 대비 10%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우리나라의 해외송금 수수료(2017년 3분기 기준 4.18%)를 다른 국가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데 기여했다.

중도상환수수료까지 없애 소비자금융은 만기 불일치의 리스크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카카오뱅크가 개척한 길을 다른 은행들이 따라오는 국면이 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쟁자이자 또 다른 '메기'인 케이뱅크의 성과도 만만치 않다. 24시간 은행을 구축하고자 명절마다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해 고객센터와 전산센터를 운영한다. 사업·정보기술(IT)·리스크·금융소비자 보호 등 전 부서 담당 임직원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소비자금융의 취약계층인 중금리 대출에 케이뱅크도 한몫했다. 케이뱅크는 전체 대출 건수 중 자체 등급 기준으로 4등급 이하 비중이 60%,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40%를 넘어선다. 6~10% 중금리 구간의 취급 비중은 24~44.8%로 주요 은행보다 높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로 기존에 보유한 2금융권 대출을 줄인 규모가 올해 2월까지 약 8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대환대출로 절감된 이자 비용은 100억원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두 자릿수의 대출금리에 허덕이던 소비자들이 6%대의 금리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수수료, 금리 혜택과 더불어 케이뱅크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 개편에도 박차를 가한다. 빅데이터 분석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동반된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형 인터넷은행을 몽골에 수출하는 결과까지 이어졌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소비자금융 측면에서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인터넷은행이 은행권의 관행을 바꾼 것들이 많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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