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한진칼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린 KCGI가 회계장부열람권까지 동원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최근 한진칼에 회계정보 일부와 그간의 이사회 의사록 등을 요구했다.

회계장부열람권을 활용해 한진그룹의 중요 회계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이사회 의사록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의 선임 과정이 담겨있는 가장 최근의 이사회 의사록을 포함해 그간 추진된 인수·합병(M&A)이나 자산매각 등의 의사결정 과정을 담은 과거 이사회 의사록도 함께 요구했다.

한진칼 또한 KCGI의 이러한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달 초 KCGI가 일부 회계정보와 이사회 의사록 등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고, 한진칼에서도 이를 지난주에 모두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현재 KCGI와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석태수 부회장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KCGI는 향후 제출받은 자료의 정확도 등을 확인하는 한편,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침묵을 지켰던 KCGI가 최근 두 차례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KCGI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난달 말 14.98% 수준이었던 한진칼 지분율을 15.98%까지 확대됐다.

이는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율(17.84%)과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외부 견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 등 남매간 내부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은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칼 지분의 2.34%를,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각각 2.31%, 2.30%를 보유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을 포함한 한진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5% 수준이지만, KCGI가 추격을 이어가면서 격차는 꾸준히 좁혀지고 있다.

또 2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상속세 등을 감안하면 향후 한진가(家)의 지분이 줄어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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