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하버드대로부터 투자를 받아 주목을 받은 바이오 벤처 보로노이가 올해 상장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늦어도 올해 11월까지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국거래소의 기술상장특례를 위한 기술성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2015년 설립됐으며, 표적치료제와 단백질분해효소로 감염된 단백질을 분해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해 하버드대 다나파버 암센터와 항암 신약 개발 등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계약을 맺고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기술 이전에 대한 대가로 회사는 미화 20만 달러와 주식 2%를 다나파버에 제공했다.

올해 초에도 단백질 분해 기술을 이전받는 동시에 지분 투자를 추가로 받았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뇌종양, 알츠하이머, 만성염증질환, 비소세포성 폐암 등이다.

이 중 뇌암 치료제는 하버드 다나파버 의대와 국립암센터와 함께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뇌연구원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폐암치료제의 경우 하버드의대 파시 야니(Pasi Janne) 교수가 임상 개발 자문을 맡고 있다.

기술 연구진은 대부분 기존 제약사 연구원으로, 하버드 다나파버 출신 등도 영입돼 있다.

최고경영책임자(CEO)인 김남두 박사는 동화약품에서 근무했으며 당시 항생제 자보플록사신을 개발해 최근 시판 허가를 받았다.

또 전 한미약품 책임 연구원인 손정범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두고 있다.

손 박사는 한미약품의 RAF 저해제 특허권을 갖고 있으며 해당 물질은 2016년 미국 제넨텍에 라이선스아웃됐다.

아직 세워진 지 5년도 되지 않아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으나, 상장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로노이는 올해 들어서 주당 12만3천600원에 총 4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에 주력했다.

최종 증자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당 단가와 발행주를 고려하면 300억원 이상은 조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31일에도 총 12만주를 12만3천600원에 추가로 증자할 예정으로, 증자 100% 성공 시 149억원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발행 주식 수는 986만주로, 회사가 증자한 금액인 12만3천600원을 적용해 단순 산술해도 기업가치는 1조2천억원을 뛰어넘는다.

이 같은 전망에 현재 장외에서는 주당 19만원에서도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 상장하게 된다면 바이오 업체 중엔 이례적으로 조 단위 가치를 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DS자산운용 등 바이오 업종의 상장전투자(Pre-IPO)를 많이 하는 곳에서 투자해 더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원천 기술이나 상업적인 성과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회사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미래를 보고 기업가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철저한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며 "라이선스 아웃이나 임상이 끝나면 확실하게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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