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이하 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짙어지면서 큰 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하단을 하회했으며 3개월과 10년물 수익률 곡선 역전은 더 심해졌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확산하면서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희토류 수출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중국 인민은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든 상품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데 사용된다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가 부당하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외신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을 줄이는 방안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왔다.

양국이 단시일 내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도 다시 짙어졌다.

대표적인 경기 침체 신호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가 큰 폭으로 역전됐다. 이날 두 기간 물 금리 차는 한때 12베이시스포인트(bp) 내외로 벌어지며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21% 부근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뚜렷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이날 수사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분명히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만약 우리가 확신했다면, 우리는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에 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을 기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무부 방침인 만큼 애초에 이를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뮬러 특검의 이런 발언이 트럼프 무죄를 입증해주지 못한 것이라면서, 향후 정치 공방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5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3에서 5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에 부합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1.36포인트(0.87%) 내린 25,126.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37포인트(0.69%) 내린 2,783.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0.04포인트(0.79%) 떨어진 7,547.3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과 미 국채 시장의 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 등 경기 둔화 신호를 주시했다.

미·중 갈등 해소 기미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월요일 아직 중국과 합의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서 마찰 장기화를 예고했다.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도 다시 짙어졌다.

대표적인 경기 침체 신호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가 큰 폭으로 역전됐다. 이날 두 기간물 금리 차는 한때 12베이시스포인트(bp) 내외로 벌어지며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 급락에 따라 다우지수도 장중 한때 400포인트 이상 밀려며 25,0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이후 금리가 낙폭을 다소 줄이면서 증시 주요 지수 낙폭도 축소됐다.

유럽에서도 부정적인 소식이 적지 않다.

독일의 5월 실업률(계절조정치)이 5%를 기록해 4월의 4.9%보다 올랐다. 2013년 11월 이후 5년여 만의 실업률 상승이다. 또 5월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8천 명 감소를 예상한 시장 기대와 달리 6만명 급증했다.

일시적 요인에 따른 현상이란 분석도 있지만, 유로존의 경기 둔화가 최대 경제국 독일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이 압승하면서 유럽연합(EU)과 이탈리아 간 재정적자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심화할 것이란 불안감도 커졌다. EU가 이탈리아에 재정관리 실패를 이유로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무역갈등과 예상보다 약한 경제 성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내린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이 1.1% 하락했다. 기술주는 1.10% 내렸고, 금융주는 0.11%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퍼뉴니스틱 트레이더의 래리 베네딕트 창립자는 "시기가 문제일 뿐 미·중 무역 합의가 100% 이뤄질 것으로 봤던 데서 합의가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 반등을 기다리지만, 이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3% 급락했다가 1% 반등하는 것보다 지속해서 미끄러지는 현 상황이 더 나빠 보인다"고 우려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3.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89% 상승한 17.8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0bp 내린 2.238%를 기록했다. 2017년 9월 26일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하락한 2.673%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11월 8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0bp 떨어진 2.079%에 거래됐다. 2018년 2월 이후 최저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3.9bp에서 15.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무역긴장이 이어지고, 경기 침체 공포는 커져 글로벌 주식 매도세가 일었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계속됐다.

3개월 국채수익률이 10년 물을 웃도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이어졌다.

10년과 3개월 스프레드는 -11bp까지 확대돼 2007년 이후 역전 폭이 가장 컸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믿을 만한 경기 침체 신호로 여겨진다.

중국이 미국으로 희토류 수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양국 긴장은 더 팽팽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뉴욕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가 커져 각국 국채수익률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실업률이 예상과 달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

중국의 상품 수요 감소에 대비해 정책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호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자 지난해 말부터 미 국채수익률은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몇년 사이의 가장 높은 수준에서 작년 말 빠르게 떨어졌으며 이날은 연준 기준금리 하단인 2.25%도 뚫고 내려왔다.

2년물부터 10년물까지 모두 기준금리 하단을 하회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금리 전략가는 "어떤 특별한 헤드라인이 국채 값 랠리를 이끈 것은 아니다"며 "무역 긴장,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과 브렉시트 위험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를 기대해 국채에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시한 320억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는 약했지만, 영향은 제한됐다. 최근 가파른 국채수익률 하락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입찰 저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가렛슨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와일드 카드는 남아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양국이 각각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피상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압박받으면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타결 의지를 높일 수 있지만, 예측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66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48엔보다 0.318엔(0.2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3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652달러보다 0.00332달러(0.30%)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07엔을 기록, 전장 122.08엔보다 0.01엔(0.01%)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5% 오른 98.173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이후 일주일 만에 98선을 회복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재차 고조됐다. 안전자산 선호가 일었고, 달러는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미국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인식에 올해 들어 달러는 상승세를 보였다.

ADSS의 콘스탄티노스 안씨스 리서치 대표는 "무역분쟁과 정치적 분열로 글로벌 성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위험 속에서 투자자들은 달러를 도피처로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픽텟 에셋 매니지먼트의 니콜레이 마코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무역 우려가 모든 자산에서 느껴지고 있다"며 "위험회피에 외환시장이 압박받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엔은 최근 연속 하락 부담에 소폭 올랐다. 엔화 가치는 장 초반 지난 2월 초에 기록한 전고점에 근접했다.

스위스 프랑은 달러에는 하락 전환했지만, 유로에는 상승해, 지난주 기록했던 2개월 이내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미 국채시장이 보내는 침체 신호에 안전자산 선호는 점점 더 강해졌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하단인 2.25%를 하회했고, 30년 국채수익률은 2016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이 10년물을 웃도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더 심해졌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글로벌 거시 전략가는 "엔화의 국제적 위상을 볼 때 위험회피 시기가 엔화에는 도움이 된다"며 "다른 국가의 국채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아베노믹스의 주요 조치 중 하나로 엔화 상승을 막았던 일본의 낮은 국채수익률 영향이 상당히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상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 일본 등 9개국을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순수케 야마다 외환·주식 전략가는 "환율보고서가 위험 심리에 제한적인 영향을 줬다"며 "투자자들은 이보다는 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 G20 회의에서 무역 분쟁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캐나다 달러는 달러에 약세를 보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3달러(0.6%) 하락한 58.8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확산했다.

중국은 관영언론을 동원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견해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초 방일 기간에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발언을 내놓는 등 양국의 갈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짙어졌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미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도 심화했다.

이에따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4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위축됐다.

경기 침체 우려는 원유 수요 둔화 공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WTI는 장중 한때 지난 3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배럴당 56.88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해 낙폭은 줄었다.

이란의 5월 원유 수출 규모가 지난 4월의 절반에 불과한 하루평균 40만 배럴가량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오클라호마 등 미국 중부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로 미국 원유 운송 차질 우려도 커졌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제기된다.

일부 외신은 러시아의 부총리 안톤 실루아노프가 감산 합의를 연장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최근 유조선 공격의 배후는 이란이 확실하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란과 긴장도 고조됐다. 이란은 볼턴 보좌관을 '전쟁광'이라며 맹비난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이란이 유조선 공격의 배후라도 이에 대응한 군사적인 행동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 불안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위축 우려에도 위험회피 심리 확산하면서 유가가 변동성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원자재 시장 전략 대표는 "주식과 원유는 떨어지고, 금은 최근 부진에서 헤어나오고 있다"면서 "미 국채 금리 하락도 목격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위험회피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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