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카드사와 가맹점수수료를 소폭 올리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한다.

인상 폭은 당초 카드사들이 요구했던 것의 절반 수준에서 절충해 합의하기로 했다.

30일 카드사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 등 카드사들은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및 홈쇼핑사의 가맹점수수료율을 기존 1.9%대에서 2.0~2.1%대로 올리는 데 잠정 합의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카드사와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상 폭을 절충하는 수준으로 마무리했다"면서 "조만간 인상된 수수료율로 가맹계약을 최종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도 카드사와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을 마치고 세부안 조율에 들어갔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카드사와의 협상을 마무리하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차례로 협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는 1.8%대 안팎이던 수수료율을 1.9%~2.0%대로 인상하는 쪽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드사는 지난 3월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에 수수료를 0.2~0.4%포인트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현재 1.8~2.0%인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을 2.10~2.30%대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백화점은 카드사에서 통보해 온 수수료율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두 달이 넘도록 협상을 이어왔다.

카드업계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으로 이번에 연 매출이 500억원이 넘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올리는 명확한 근거를 알 수 없다며 반발했다.

더욱이 실적 악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통보만으로 수수료를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의 경우 카드사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올릴 경우 연간 1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체인스토어협회는 "신용카드사의 매출과 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마트와 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 인상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수수료율 부담까지 증가하면 결국 소비자 대상으로 제공하던 다양한 무이자 할부 등 카드 혜택 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가맹계약 해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으나 카드사와 유통업체가 각종 수수료 인하요인을 점검해 인상 폭 절충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지난 3월 1일부터 기존에 인상 통보한 수수료율을 대형마트에 적용하고 있는데, 향후 최종 합의된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차액을 정산해 유통업체에 돌려줄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유통사를 비롯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자동차, 이동통신, 항공 등 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 협상 결과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적격비용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했을 경우 가맹점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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