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고문을 지낸 한 경제학자가 자국의 자본유출 통제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은행에서 외화 송금을 거부당하는 일을 겪고 나서다.

유용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선임 연구원은 지난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 은행에서 2만 달러 어치 위안화를 환전해 해외에 사는 친척의 여행 경비를 송금하려고 했으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말했다고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법률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매년 최대 5만 달러의 외환을 송금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은행은 유 연구원이 65세가 넘었다는 이유로 송금을 거절했다.

그는 "나는 자본계정 통제를 항상 지지하고 있으며 이런 조처를 독려한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어떤 일을 지나친 정도로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합법적인 환전 거래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SCMP를 통해 이 은행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중국의 외환 통제가 너무 엄격하게 실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엄청난 자본유출 압박이 있었다. 지금은 유출의 명백한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개별 은행의 정책 때문에 이런 문제가 불거졌을 것이라면서도 나이를 이유로 외환 구매를 제한한 은행은 없다고 언급했다.

SCMP는 중국이 최대 5만 달러 외환 매입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통제가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달 초 일부 중국은행들이 외환 인출에 대해 조사를 강화하고 달러화 고객들이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조용히 줄였다면서 중국이 개인과 기업에 대한 외환 공급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매체는 유 원구원은 통화 및 외환정책 분야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 지난 2005년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고정환율을 폐기하기로 했을 때 통화정책 위원회 내의 유일한 학계 출신이었다고 전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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