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양호한 1분기 성장률에도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해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 전쟁에 따른 침체 공포로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속에서 소폭 내렸다.

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는 데다 미국 원유 재고도 기대보다 덜 줄어 급락했다.

미·중 무역긴장은 지속됐다.

중국의 장한후이 외교부 부부장은 미국의 의도적인 무역분쟁 고조가 "노골적인 경제 테러리즘이며 경제적 살인이고, 경제적인 탄압"이라고 험악한 용어를 동원해 비판했다.

중국이 희토류 대미 수출 제한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중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폭탄'이 중국에 파괴적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이 협상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성사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관세로 몇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잘 해나가고 있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3.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선 속보치 3.2%보다 하향 조정됐지만, 시장 예상 3.0%보다는 높았다.

물가 지표는 속보치보다 더 약화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속보치 1.3% 증가에서 그 폭이 1.0%로 하향 조정됐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721억 달러로, 전달 719억 달러 대비 0.27%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1.5% 하락한 104.3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0.9%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3천 명 증가한 21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4주 만에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물가가 지속해서 연준 목표에 미달하고 경제 성장 전망이 악화한다면, 위원회가 통화정책 결정에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랜들 퀼스 연준 이사는 금융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정책보다 규제가 더 적절한 정책 도구라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47포인트(0.17%) 오른 25,169.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4포인트(0.21%) 상승한 2,788.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41포인트(0.27%) 오른 7,567.7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지표와 무역협상 관련 소식, 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미국 성장률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하지만 투자가 지속해서 줄어든 데다, 기업 이익도 악화하는 등 세부 항목에서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요 지수는 양호한 성장률 지표로 상승 출발했지만, 세부 항목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물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강세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커졌다.

물가 지표가 부진했던 데 이어 그동안 금리 인하 가능성을 좀처럼 언급하지 않던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인하 가능성을 거론한 영향이다.

금리 인하 기대는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이날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장 초반 반등하던 미 국채금리가 GDP 발표 이후 재차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주요지수가 하락 반전키도 했다.

최근 주가는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미 국채금리 하락에 민감한 상황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3.8% 폭락한 점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종목별로는 금리 하락 영향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 주가가 각각 2.1%와 1.1%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유가 급락 여파로 에너지주가 1.18% 내렸다. 금융주도 0.45% 떨어졌다. 반면 기술주는 0.6% 올랐고, 산업주도 0.39%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하는 점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인포마 파이낸셜 인텔리전스의 라이언 나우만 시장 전략가는 "금리 하락은 명확하게 성장 둔화를 가리킨다"면서 "이 점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5월 위험회피 환경의 핵심 동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나와서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5% 하락한 17.3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1bp 내린 2.227%를 기록했다.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8bp 하락한 2.655%를 나타냈다.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떨어진 2.073%에 거래됐다. 2018년 2월 이후 저점을 더 낮췄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5.9bp에서 15.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에 미 국채는 사흘 연속 강하게 올랐다.

경제 전망이 나빠질수록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커지고 있다.

10년 만기와 3개월 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15bp로, 역전 폭이 더 확대됐다.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7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믿을 만한 경기 침체 지표로 여겨진다.

중국 관료가 테러, 살인 등의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중국이 미국 대두 수입을 중단하는 등 무역 전쟁 우려는 이날도 지속했다.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만 해도 최근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반발 심리에다 주요 지표 경계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도 투자가 지속해서 줄어든 데다, 약한 인플레이션도 확인돼 국채 값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하고 뉴욕증시는 상승 폭을 대거 반납하는 등 장후반 위험회피심리가 커져 국채 값은 상승 폭을 확대했다.

경기 침체와 잠잠한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카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무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 인플레이션 기대, 연준 정책, 기간 프리미엄 등 금리를 결정하는 4가지 요인을 살펴보면 모두 하락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슈왑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무역 관련 위험 때문에 강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냇웨스트 마켓츠 분석가들은 "일부 기술적인 요인을 볼 때 시장은 랠리를 일부 되돌릴 수 있지만, 무역 긴장 증가, 글로벌 성장 기대 하락, 낮은 인플레이션 전망 등 펀더멘털적인 우려를 상당 부분 줄여줄 요인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55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666엔보다 0.109엔(0.1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34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20달러보다 0.00027달러(0.02%)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98엔을 기록, 전장 122.07엔보다 0.09엔(0.07%)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4% 내린 98.137을 기록했다.

중국이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계속됐지만, 달러는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한 채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며 소폭 하락했다.

최근 안전피난처로 달러에 수요가 몰려 연속 상승한 만큼 숨 고르기 양상도 보였다.

전일 미 국채시장의 뚜렷한 침체 신호로 나타난 극심한 위험회피도 이날은 관망세로 변했다.

FX 스트리트의 조셉 트레비사니 선임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의 현 무역 상황에서 사람들은 무역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주 적은 거래량과 좁은 거래 범위가 이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미 국채수익률은 더 내렸지만 뉴욕 증시는 소폭이나마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보도에 하락하던 유로는 최근 연속 하락에 대한 반발로 소폭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이번 주 들어 0.6% 하락했고,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는 2.9% 떨어졌다.

유로존 경제 침체 신호에다 유로 회의론 정파 영향력 증가, 이탈리아 우려 등도 유로에 지속해서 부담을 주고 있다.

FXTM의 루크만 오퉁가 조사 분석가는 "결국 미국과 EU의 무역 분쟁은 정치적 위험과 함께 성장에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유로에 부담이 된다"며 "위험회피 환경에서 달러 강세는 유로에 불리하게 작용했고, 유로-달러는 1.10달러나 그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미국 금리 인하 기대는 늘었다.

10년 만기와 3개월물 간 미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15bp로, 2017년 이후 최대폭 역전됐다.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더 깊어졌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외환 전략가는 "시장이 2020년까지 여러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데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통화로서의 달러 매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승자 통화를 보유하려는 동기부여는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 뱅크에 따르면 최근 다소 되돌려졌지만, 롱 달러 포지션이 여전히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이와 증권의 유키오 이시주키 선임 외환 전략가는 "일본 투자자들은 달러-엔이 109.10엔 수준에 근접하자 엔 매도와 달러 매수에 저항을 나타냈지만, 달러-엔이 109선 위로 훌쩍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로 안전피난처 자금이 일본 엔 대신 미국 달러로 향하고 있다"며 "금리 차별화를 볼 때 달러는 엔으로부터 안전자금을 계속해서 흡수할 수 있으며, 따라서 달러-엔 하락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2달러(3.8%) 급락한 56.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3월 8일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지표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했다.

하지만 투자가 지속해서 줄어든 데다, 기업 이익도 악화하는 등 세부 항목에서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점도 경기 침체 우려를 부추겼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의 기대보다 덜 줄어든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28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220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62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0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4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덜 줄었고, 휘발유 재고는 예상과 달리 큰 폭 증가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앞선 주에 2017년 7월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올랐던 데서 소폭 줄었지만, 최근 5년 평균보다 5%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와 무역전쟁 우려 등이 유가에 지속해서 부담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애브히섹 쿠마르 리서치 대표는 "재고 지표에 시장에 확산한 약세 심리가 더욱 가중됐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에 부담을 줄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른스테인 에너지도 보고서에서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발생하면 올해 원유 수요는 0.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 갈등의 고조가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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