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불확실한 국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투자를 직접 챙기고 나섰다.

그는 올해 초 정부 주최 간담회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 정상들과의 만남과 국내외 사업장 점검, 투자계획 발표 등을 통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주말인 지난 1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삼성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50년 동안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3년간 180조원 투자,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과 경영실적 감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자신에 대한 대법원판결 등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문 대통령과 함께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공식 선포했다.

특히 이재용 체제의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과감한 투자 결정으로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만들어낸 성과를 이어받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위 종합반도체 기업'을 일궈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부회장은 중소기업회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올해 공식 일정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이 주재한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이낙연 국무총리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부 주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국내외 사업장 점검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경기도 수원사업장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하고, 용인시 기흥사업장을 찾아가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시안을 찾아 반도체 공장을 점검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도쿄를 방문해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 경영진과 5G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최근 오픈한 갤럭시 쇼케이스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찾아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듯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도 자주 교류하며 국제 정세를 논의했다.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를 찾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면담한 후 그가 방한해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와 청와대 국빈 오찬에 참석할 때 다시 만났다.

같은 달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환영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개최한 국빈 오찬에도 참석했다.

지난 3월에는 인도 출장을 떠나 인도 최고의 부호 무케시 암바니 가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지난달에는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현안 전반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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