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현대제철이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차입금도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몇 년간 차입금을 상환하며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을 썼지만,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며 재무적인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 1분기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5천660억원 증가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료 구매단가 상승과 성수기 대비 생산 운영 등 운영자금 소요로 차입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채비율 역시 지난 1분기 88.6% %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분기 만에 2.4%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제철의 재무 부담 증가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좀처럼 안정화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04.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t당 90달러를 돌파하며 5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이후 지난 5월에는 100달러 선도 돌파하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에는 런던금속거래소에서는 중국 철광석 가격이 t당 108.62달러를 기록하며 5년 내 최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과거 고로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당시 차입 규모가 큰 편이었으나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차임금 규모를 줄여왔다.

특수강 투자가 종료된 2016년에는 약 8천억원의 차입금 상환도 이루어졌다.

지난 2018년 순차입금도 전년 대비 1천189억원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썼지만 지난 1분기에는 다시 차입금이 늘었다.

특히,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 주요 거래처들과 판매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재무구조 안정화에도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지만, 올해 전체를 볼 때 100달러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현대제철은 제품가격을 인상해야 수익성 방어가 가능한 상황인데 현대자동차와 조선사 등 주요 거래원들이 제품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여 실적 부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강판은 2017년 하반기 가격 인상 이후 아직 가격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품가격의 인상에 어려움을 겪자 현대제철은 올해 1월부터 철근 제품에 판매가를 매달 발표하는 '월별 고시제'를 시행 중이다.

월별 판매가격 고시가 판매가격 인상만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격 결정을 하는 시기를 분기에서 월간으로 바꾼 만큼 원재료 가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별 고시제가 시행된 이유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제철 등 6개 제강사가 철근 판매가격을 밀약한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부과했기 때문이다.

다만, 건설 업계에서 제철사들의 월별 고시제는 단가 인상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양측의 잡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판매가 상승으로 상쇄해야 하지만 주요 거래처들 역시 반발이 커 현대제철의 수익과 재무 안정화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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