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해 말 연장 영업이 만료되는 영등포역 민자역사 자리를 놓고 유통의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 AK가 격돌한다.

3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등포역·서울역 상업시설을 운영할 신규 사용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에서 기존 사업자인 롯데백화점 이외에 신세계백화점, AK플라자 등 3곳이 영등포역사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공모는 이날 오후 5시까지다.

신세계 관계자는 "영등포 강서 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로 지난 35년간 운영해 온 영등포점과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근처의 이마트 영등포점,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와의 협력을 통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구상할 수 있다.

신세계의 이번 도전은 지난 1월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긴 데 대한 설욕전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낼 경우 기존 영등포점의 연장 선상에서 백화점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점포는 철도공단 인증을 받아도 전대(재임대)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세계 별도법인인 신세계사이먼과 신세계 프라퍼티가 각각 운영 중인 아울렛과 스타필드로 운영할 수 없다.

오는 8월 구로 본점 철수로 서울 내 매장이 사라지는 AK플라자도 도전장을 영등포역사에 내밀었다.

AK플라자는 평택과 수원 등에서 민자역사를 운영하는 만큼 경험을 살려 서울에서의 영업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

현재 영업 중인 롯데백화점은 수성 의지가 강하다.

롯데는 1987년부터 정부와 30년 영등포역 점용 계약을 맺어 1991년부터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매년 매출액이 5천억원 안팎으로 전국에서 상위 5위권 안에 드는 알짜배기 사업장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우량점포를 지켜내기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가격을 써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역 상업시설의 경우 영등포와는 다른 사정상 사업자가 몰리지 않았다.

롯데마트 서울역점도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점포로 연 매출 1천500억원 이상을 올리는 핵심 점포이지만 주변 시장 상권과의 상생 이슈 등을 고려해야 해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 매년 임대료와는 별개로 순매출액의 1.3%, 1천억원 초과분부터는 2%를 추가로 내야 하는 등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 이슈로 관광객이 줄어들면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한편, 이번 공모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사전 자격심사, 가격입찰 등을 거쳐 6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자는 6개월간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간 영업할 수 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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