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대량 매도 폭탄에 거대 음봉을 그렸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80원 하락한 1,182.1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고점 부근에서 마무리한 가운데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15억 달러가량의 달러 매도 물량을 내면서 달러-원이 급락했다.

특히 점심시간을 전후로 롱스톱이 쏟아지면서 전일 대비 무려 12.30원 급락한 1,178.6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지난 10일 1,175.20원 저점을 나타낸 후 근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활발한 롱포지션 정리에 따라 지난 3월 8일 이후 3개월 만에 하루 거래량 100억 달러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31일 있었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 여파가 제한된 가운데 고점 인식이 강해졌고 중국과 미국과의 무역 대화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백서 영향이 반영됐다.

코스피가 1% 이상 오르며 호조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이 대량으로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고 수출업체 이월 네고 물량도 쏟아졌다.

오전 10시 45분경 발표된 중국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자 심리는 더욱 위험자산 선호로 돌아섰다.

◇ 4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75.00∼1,18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호주중앙은행(RBA) 통화정책회의를 주시하면서도 롱심리가 크게 꺾인 만큼 1,170원대 중반까지 하단을 낮췄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롱청산이 나온 가운데 1,190원 위쪽에선 차트상으로 당국 스탠스상으로도 고점 인식이 강해졌다"며 "달러-위안(CNH) 환율의 경우에도 결국엔 7위안대 저항이 강해 보여 달러-원이 아래로 꺾이는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수급에서도 수출업체들이 느긋했는데 달러-원이 더 밀린다면 물량을 내는데 서두를 것"이라며 "달러-위안(CNH) 민감도가 덜해진 가운데 달러-엔 환율이 더 반등한다면 엔-원 숏포지션이 구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그간 많이 오른 데 대한 차익실현으로 보이고 코스피도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선방하면서 그간 불안 심리가 과하게 반영된 부분이 해소됐다"면서도 "달러-원이 추세적으로 꺾인다고 보긴 이르나 2~3일 더 조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내일도 하단은 1,170원대까지 볼 수 있다"며 "RBA에선 금리 인하를 단행하진 못할 것으로 보여 시장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종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0.90원 내린 1,190.00원에 개장했다.

개장하자마자 1,190원을 하향 돌파 후 1,180원대로 고꾸라졌고 오전 장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낙폭을 키웠다.

역외 롱스톱에 1,180원선까지 뚫렸고 1,178.6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이후엔 저점 매수세가 들어왔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83.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11억7천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8% 급등한 2,067.85, 코스닥은 0.15% 오른 697.50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91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25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8.263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91.76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1705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7.725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262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0.6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0.41원, 고점은 171.43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44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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