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전후로 운용역 퇴직자가 크게 늘고, 순채용 규모가 급격히 줄었다.

기금본부에서 오래 근무한 경력자 수가 감소하면서 운용 노하우의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획재정부 기금운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운용역 퇴직자가 10명, 순채용 62명이었으나, 기금본부 전주 이전 발표 후인 2016년에는 퇴직자가 30명, 순채용 23명으로 늘었다.

기금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2017년 퇴직자는 27명, 채용은 6명으로 순채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순채용 규모는 5명으로 마이너스는 아니었지만, 퇴직자의 수는 34명으로 늘었다.

기재부 기금운용평가단은 퇴직자 중 경력자들이 많이 포함돼 기금운용 경쟁력 저하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대체투자 인력의 경우 전체 23명 중 국민연금 경력 5년 미만이 18명이며 3년 미만이 12명에 달할 정도로 운용인력의 경력이 짧았다.

기금평가단은 이러한 현상이 각 자산군의 운용부서에 모두 나타나며, 운용인력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이 해외사무소 인력은 3개소 40명인데, 이중 현지 채용인력은 13명 정도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해외사무소는 8개소 298명,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해외사무소는 3개소 155명으로 구성돼 국민연금보다 해외 인력 풀이 풍부하다.

국민연금 운용역에 대한 보상 수준도 여전히 부족해 전주 이전 이후 우수 인력의 이탈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2017년도 초과 성과에 따른 성과급 인상으로 모든 직급에서 일시적으로 총급여가 시장 중위수 수준을 상회했으나, 이 수준이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실장급 이상의 총급여는 지난해 시장 중위수 수준을 일시적으로 상회했으나 2017년에는 시장 중위수 수준에 못 미쳤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이 운용역 기본급과 성과급을 대폭 인상하기는 했으나, 전주 이전 이후 채용경쟁률 하락 등의 상황으로 볼 때 지방 근무 등에 따른 불이익을 만회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본부 내에서 베테랑 운용역이 많이 이탈해 전문 인력 확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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