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등장한 가운데 과거 소수의견이 금리 결정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주목된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가 부임한 2014년부터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 결정 시 소수의견은 총 18번 나왔다.

금리동결이 결정된 가운데 금리 변화를 주장한 소수의견은 총 12번 있었다. 금리 인하 주장이 8번, 인상이 4번이었다.

이중 인하 사례를 보면 2014년 7월, 정해방 전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한 이후 실제 인하까지 한 달이 걸렸다. 2014년 9월에도 정 전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선 다음 달 금통위는 금리를 내렸다.

2015년 4월에는 하성근 위원이 금리 인하 의견을 내고선 금리 인하 결정까지는 두 달이 소요됐다. 소수의견 출현 후 기준금리 인하까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은 셈이다.

다만 소수의견 등장에도 기준금리가 동결 기조를 이어간 사례도 있다.

하성근 전 금통위원은 2016년 2월부터 세 번의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촉구했지만, 기준금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2016년 하반기부터 IT 사이클이 회복되면서 금리 인하 논거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현재도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이 곧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글로벌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금통위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넓혀 놓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무역분쟁 등 경기 우려가 지속하면 시기의 문제일 뿐 방향은 정해져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소수의견 등장에 전문가들의 금리 인하 예상시점도 앞당겨졌다.

노무라증권의 노기모리 미노루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한은은 소수의견이 나오고 서너 달 이후 움직이곤 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통상 두 차례 인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오는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25bp씩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소수의견이 나오기 전에는 올해 10월과 내년 2월 금리 인하를 점쳤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한 점 등을 고려해 인하 예상시점을 올해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긴다"며 "한은이 7월 수정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7·8월경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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