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흐름에 편승할지, 펀더멘털 약화에 따른 원화 약세에 베팅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4일 한국은행의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4% 감소했다.
지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세부 내용으로는 수출이 3.2% 줄어들면서 속보치보다 0.7%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수출은 반도체, LCD 등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줄어들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 광산품 등을 중심으로 3.4% 감소했다.
국내 성장률 지표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민감도가 높은 가운데 GDP가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되자 우리나라 올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는 재료가 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향방을 가늠할 변수로 주식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외환딜러는 최근 펀더멘털 우려에 따른 원화 약세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상단이 다소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지난 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5월 통관기준 수출이 부진했음에도 전일 달러-원 환율이 1,170원대 후반까지 내려서면서 반영이 거의 되지 않은 바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달러 약세와 펀더멘털 측면의 원화 약세간 고민은 있겠고 주식 시장 흐름을 많이 볼 것"이라며 "그동안 펀더멘탈에 기반한 원화 약세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면 앞으로는 달러 약세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펀더멘털 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지만 달러-원 환율은 국내 요인보다 국외 요인에 영향을 더 받는 모습을 보여 달러 약세 분위기가 더 우위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의 GDP가 하향 조정되고 물가 상승률이 좋지 않게 나온만큼 1,170원대 중반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까지 롱심리가 살아있는만큼 이날 달러-원 환율의 하방 경직성을 확인할 경우 국내 펀더멘털 우려가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달러-원 환율 상승 발판이 마련될 여지도 있다.
지표 악화에 투자 심리가 악화해 국내 증시가 하락 출발한 가운데 달러-원 1,180원 선에서 저가 매수 심리가 살아있는 셈이다.
A은행 외환딜러는 이어 "1,180원대 저가 매수심리가 살아있다"며 "증시 흐름이 더 안 좋아질 경우 원화 약세로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뉴욕 증시에서 S&P 지수가 하락했고 닛케이지수도 좋지 않은 가운데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서울환시가 리스크온으로 전환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전일 달러-원이 큰 폭 하락했으나 역풍이 제대로 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만 나홀로 호조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어제 정리될 롱포지션이 대부분 나온 것으로 보여 달러-원이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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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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