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달 연기금의 국채 순매도액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국채 잔고가 한 달 새 1조원 넘게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금리 레벨 부담에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향후 채권 비중을 축소한다는 국민연금의 계획이 반영된 것이란 진단도 제기된다.



◇ 지난달 연기금 국채 순매도 8천858억원…"금리 레벨 부담 탓"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국채 1조9천500억원을 매수하고 2조8천358억원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순매도 8천85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국채 순매도 규모는 월별 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다. 실제로 1월 순매수액은 1천11억원, 2월 순매도액은 4천58억원, 3월 순매도액은 187억원, 4월 순매수액은 1조2천532원이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국채 잔고(장외)가 지난달 초 123조1천544억원에서 지난달 말 122조354억원으로 1조1천190원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금리 레벨 부담에 순매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초에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레벨 부담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한 달 동안 국고채 금리가 하락한 날이 더 많았다.

지난달 21영업일 중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하락한 횟수는 12번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하락한 횟수는 13번이다. 그 결과 지난달 말 국고채 전 구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게 됐다.

지난달 31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와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각각 1.682%, 1.715%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719%, 국고채 50년물 금리는 1.714%다.

증권사의 한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소수의견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과 안전자산 선호심리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다"며 "연기금이 차익을 실현한 날이 더 많아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국민연금, 국내 채권 비중 축소하는 포트폴리오 조정"

향후 채권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국민연금의 계획이 반영된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018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에서 "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이 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 투자액을 올해 말 313조7천억원에서 내년 말 313조3천억원으로 줄인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 비중은 전체의 45.3%에서 41.9%로 하락한다.

국민연금은 2024년 말에는 국내 채권 비중을 30% 내외로 축소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투자에서 국채 비중이 가장 크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42.3%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국내 채권을 줄이면 국채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민연금 채권 운용 규모는 300조 원대로 다른 연기금보다 크다"며 "사학연금은 5조원대, 공무원연금은 3조 원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이 채권 비중을 줄이는 추세인데 이런 점이 연기금의 국채 순매도액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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