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원 하락세는 단기 조정"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은 올해 남은 기간 달러-원 환율의 하단은 지난 4월 환율의 상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주 달러-원 환율 하락도 단기 조정으로 본다며 상승 시도가 막히면서 일정 부분 보유 포지션 청산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류현정 부장은 4일 연합인포맥스가 여의도 콘래드에서 개최한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와 한국경제' 컨퍼런스에서 환율은 이번 주가 아니라 지난 한 달여 간 흐름이 이어질지 말지를 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류 부장은 지난 한 달 동안의 외환시장 상황은 최근 1년 동안의 환율 흐름을 크게 바꾸어놓았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의 상승 압력을 높인 요인이지만, 기본적으로 수급 구조 자체가 변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큰 틀에서 경상수지 흑자와 해외 투자자금 유출이 균형을 맞춰왔는데, 올해 들어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해외 투자자금 증가세가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글로벌 달러 강세도 유지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기본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있었음에도 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다 보니 이 요인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최근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쇼크와 무역분쟁 등이 환율을 급등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류 부장은 대내 요인을 살펴보면 원화에 우호적인 내용을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꽤 늘었지만, 달러-원 환율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 요인이 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류 부장은 "가장 큰 드라이브는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 유출이다"며 "국내 투자자금 동향을 봐서는 환율이 빠질 이유가 없어 위쪽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경기의 가파른 하락과 이로 인한 금리 인하로 달러 강세가 되돌려진다면 달러-원이 하락할 모멘텀이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금리 인하 퇴로를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위안화 흐름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이 양면 플레이를 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위안화 약세 기대를 어느 정도 충분히 내버려 둔 가운데 현 수준에서 추가 약세에 대해 제어하려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는 "위안화 약세 기대심리에 따른 자본유출 걱정이 있는 데다 위안화가 추가로 약세로 갈 경우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 공격을 받을 수 있어 당국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류 부장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심리적으로 큰 위협으로 다가왔지만, 상대적으로 시장이 오버 슈팅한 감이 있다"며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불안감을 높이는 상황이 아니라면 실제 영향을 보고 환율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수 있지만, 무역이슈가 심각한 타격을 미치지 않는 범위라면 일시적 요인이다"며 "다만 환율의 전반적인 균형추 자체가 바뀐 만큼 올해 남은 기간 달러-원 환율의 하단은 4월 상단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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