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2% 이상 급등했다.

미 국채 가격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데다, 뉴욕증시가 큰 폭 올라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위험자산 선호가 커져 혼조세를 보였고, 뉴욕 유가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 고조되는 무역 긴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역 문제가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며, 항상 그렇듯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경기 상황이 변하면 경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또 연준이 향후 예상되는 경기 둔화에 앞서 보험성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도 과거의 정책 중 하나였다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를 한층 더 자극했다.

멕시코에서도 낙관적 발언이 나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는 10일 이전에 양국이 합의에 도달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합의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영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다음 주에 예정대로 부과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 기대도 고개를 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은 양국 경제와 무역 분야의 견해차와 마찰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될 것이란 점을 항상 믿고 있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다만 "협의는 원칙적이어야 하고,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에 바탕을 둬야한다"면서 "미국이 잘못된 관행을 버리고 중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그동안 고조된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는 발언을 내놨다는 평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2.40포인트(2.06%) 급등한 25,332.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82포인트(2.14%) 오른 2,803.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4.10포인트(2.65%) 급등한 7,527.12에 마감했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과 멕시코 관세 문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준이 `구원 투수'로 등판할 것이란 기대가 급부상했다.

파월 의장이나 클라리다 부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경제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 변화에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은 97%에 육박했다. 두 차례 인하 기대도 82%가량 반영됐다.

멕시코 관세에 대한 불안도 다소 완화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멕시코에 관세 부과 방안을 중단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공화당 의원들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멕시코 관세에 대한 공화당 내 지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이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저지하려 든다면 이는 "바보 같은 짓"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멕시코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에는 보복 관세 등의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3.26% 급등하며 장을 이끌었다. 금융주는 2.71% 올랐고, 재료 분야도 2.76%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5월 뉴욕시의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77.3에서 48.6으로 급락했다. 최근 2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무부는 4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이 전망한 1.1% 감소보다는 줄어든 폭이 작았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경제 상황이 긍정적이며, 금리 인하 필요성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등으로 연준의 보험성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예상보다 일찍 끝내더라도, 지난해 통화긴축의 영향이 지연돼서 나타나는 데다 재정 부양 효과도 옅어진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4.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02% 하락한 16.9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4bp 오른 2.119%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까지 닷새 연속 하락해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이날 반등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상승한 2.602%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오른 1.87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3.7bp에서 24.7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뉴욕증시가 급등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가 빠르게 살아났다. 안전자산으로 매력이 부각돼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미 국채 값은 반대로 떨어졌다.

5월 초부터 고조된 무역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연준이 이에 반응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해 미 국채로 몰렸다.

5월 초 2.5% 수준이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에 바짝 다가설 정도로 가파른 랠리를 보였다.

시장 예상대로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이 기존의 인내 기조에서 다소 물러나 금리 인하 가능성을 한층 더 열어둔 발언을 내놨다. 미 국채시장은 뉴욕증시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미 국채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거의 기정사실로 해 이미 가격에 반영한 만큼 파월 발언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어 국채 값이 하락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는 파월 발언은 금리 인하가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는 것뿐 아니라 거의 임박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며 "시장이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의도를 파악한 뒤 위험자산 심리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힐 전략가는 "이날 국채수익률 상승은 연준 발언 이전에 시장이 얼마나 앞서 나갔는지를 반영한 것이며 주식시장의 탄탄한 상승세에도 영향을 받았다"며 "'소문에 사서 사실에 팔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인베스코의 롭 왈드너 수석 전략가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국채수익률이 상승한 것은 연준의 이런 전략이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올려야 한다는 많은 논의가 있었고, 연준 위원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2번의 금리 인하에도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1.25%로 25bp 내렸다. RBA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6년 8월 회의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이번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올리고, 실업률은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년 만기 호주 국채수익률은 1.53%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고점인 2.78%에서 1%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09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990엔보다 0.101엔(0.0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57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473달러보다 0.00100달러(0.09%)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67엔을 기록, 전장 121.46엔보다 0.21엔(0.17%)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2% 내린 97.081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글로벌 무역 전쟁을 포함한 경제 위험이 커질 경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둬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의 매력이 떨어진다.

다만 무역 긴장이 다소 풀려 극심했던 안전자산 선호가 물러난 영향으로 달러는 엔화에는 올랐다.

파월 의장은 "무역 문제가 어떻게, 언제 해결될지 모른다"며 "무역이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며, 항상 그렇듯 경제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지난 5월 회의 이후 무역 긴장은 한층 고조됐다. 글로벌 채권과 주식시장은 요동쳤으며, 미국과 전 세계 경제는 성장을 위협받고 있다.

템푸스의 존 도일 딜링·트레이딩 부대표는 "파월 발언이 달러에는 약간 부정적이었다"며 "어제 이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발언 이후 달러가 떨어졌기 때문에 이날 움직임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은 불러드만큼 공격적인 비둘기파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무역 긴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등 비슷한 우려를 표시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올해 적어도 한차례의 금리 인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연준이 연달아 이런 발언을 시작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일 불러드 총재는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경제 상황이 바뀐다면 좋은 경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말했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현재 상황이 그렇지는 않지만,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경제가 더 둔화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노바포인트 캐피털의 조셉 스로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 여건에 상관없이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공포가 있던 6~8개월 전과는 완전히 딴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상무부는 무역 마찰에서 대화와 협의를 강조해 그동안의 무역 강경 자세를 다소 누그러뜨렸고, 멕시코는 협상 의지를 드러내는 등 위험자산 선호 환경도 조성됐다.

뉴욕증시는 급등했고, 미 국채 값도 랠리를 멈추고 내렸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다음 주에 부과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티제 프래프케 분석가는 "달러가 무역의 중심에 있는 한 미 국채수익률은 경제 타격 우려로 떨어지고 시장은 금리 인하를 주장할 것"이라며 "달러를 지지할 긍정적인 요인은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연준 금리 인하 기대는 최근 달러 하락에 이미 반영됐고, 글로벌 성장 전망이 나빠지면 안전피난처로의 달러 입지가 강해져 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로는 5월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 예비치가 시장 예상보다 약해 소폭 하락했다.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성장 하락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불확실성 속에서 전일 5개월 이내 최저치를 기록했던 파운드는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3달러(0.4%) 상승한 53.4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멕시코 관세 문제와 중국과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 주요 산유국 감산 정책 등을 주시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부상하면서 위험자산 투자가 회복됐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4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모처럼 위험자산 투자가 강화됐다.

멕시코에 관세 부과 우려도 다소 줄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이 멕시코 대한 관세 부과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정책이 하반기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유가를 지지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일 산유국들이 감산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러시아에서 감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유가 상단은 제한됐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스친 대표는 러시아는 생산량을 늘려야 하며, 감산이 연장될 경우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멕시코 관세 문제 등이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유가가 상승세를 재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중국과 멕시코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다음 주에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결국 부과된다면 원유시장에서의 투기적인 유동화 움직임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의 가파른 하락이 산유국 감산을 연장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ING의 워렌 패터슨 원자재 부문 대표는 "시장에 감산 연장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최근 유가 하락은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하반기에도 이어가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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