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국민연금 1천조 시대 이대로 맞을 것인가
[데스크 칼럼]국민연금 1천조 시대 이대로 맞을 것인가
  • 이종혁 기자
  • 승인 2019.06.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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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국민연금 자산운용에 관한 평가가 나빠지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8회계연도 기금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다. 2015회계연도 '탁월(최우수)'을 받은 이후 두 단계 낮은 '양호'를 2년째 유지하다가 또다시 떨어졌다. 이번에 드러난 국민연금 자산운용의 취약점은 의사결정체계의 전문·독립성 부족과 전문인력 관리 미흡으로 진단됐다.



의사결정 문제는 최고 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비전문가가 자산운용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데다 위원장이 정부 최고정책심의기관인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는 점으로 요약된다. 지배구조 문제는 국민연금이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면서 쟁점으로 떠오른 바 있다. 전문인력 관리 문제도 결국 기금운용본부의 지배구조 문제와 연관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복지부와 협의한 예산안을 기재부에 제출하고, 국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집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 운용본부는 준정부기관인 국민연금공단에 속해 있어, 내부의 다른 직군과의 보수 형평성도 신경 써야 한다. 결국 운용본부가 운용역 보수를 시장 수준에 맞춰 주려고 해도 밖으로는 주무 부처와 국회, 안으로는 공단의 눈치를 보는 셈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전주로 이전한 2017년 전후로 계속되는 운용역 이탈을 경험하고 있다. 채용 인력에서 이탈을 뺀 순채용은 2015년 62명에 달했으나 2016년에는 23명으로 줄더니 2017년에는 마이너스(-) 21명으로 악화됐다. 작년에야 순채용이 5명으로 회복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라북도는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연기금·농생명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타운을 지역에 육성한다는 전략을 마련 중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매년 30명가량의 직원이 이탈하면서 전체 운용인력 수가 기금 증가 속도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작년 기준 운용본부 직원 1인당 운용 규모는 1.8조원으로 캐나다 연기금 운용기관인 CPPIB의 7배 해당한다. 더군다나 인력 모집에 점차 양질의 자원이 지원하지 않는 점은 심각성을 더한다. 운용역의 인력 구조도 장기 숙제다. 실제 거래를 주도할 조직의 허리 부분이 상당히 빈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임 기금운용본부장 취임 이후 조직 분위기는 안정되고 있지만 떠나려고 마음먹은 운용역을 잡아두기는 부족하다. 현재 인력을 붙잡아두면서 신규 재원도 채용하려면 무엇보다 보수가 시장 수준 이상은 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운용역의 보수는 민간 시장의 50% 수준밖에는 안 된다. 세계 연기금 운용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는 CPPIB의 최고경영자 연봉은 4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CPPIB는 자산운용의 자율성을 인정받는 지배구조인 데다 리스크 프로파일에서도 국민연금과 차이가 크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보수 수준이 왜 필요한지는 어느 연기금이나 마찬가지다. CPPIB는 적절한 보수가 왜 필수적인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최고의 투자를 할 동기를 부여하고, 운용자의 이해를 연금 납부자와 수혜자의 이익과 장기적으로 일치시킨다.



금융은 시스템 구축과 우수 인력 확보가 기본이지만, 국민연금 운용역은 보수가 훨씬 박한 공제회 등으로 지금도 이동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업계가 원래 이직률이 높고, 돈을 밝힌다고 매도할 일은 아니다. 2025년 이후 국민연금 기금 규모 1천조원 시대가 열린다. 이런 운용 조직 상태로 그때를 맞이할 것인가. 국민연금 자산운용의 시스템과 인력 확보 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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