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5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달러 강세 기조가 돌아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달러-원도 하향 안정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준 컨퍼런스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내놓았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최근 고조되는 무역 긴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문제가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며, 항상 그렇듯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예상되는 경기 둔화에 앞서 보험성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도 과거 정책 중 하나였다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4.2% 반영했다.

오는 9월까지 금리가 한 번 이상 인하될 확률은 90.7%, 12월에 금리가 인하될 확률도 97.7%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 시장에 만연한 금리 인하 기대를 파월 의장이 확인시켜줬다며 달러-원 환율도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파월이 당장 이달 인하를 시사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연준이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며 "주식은 2% 넘게 올랐지만, 채권은 33거래일 연속 하락한 끝에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오히려 되돌림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달러 인덱스는 약보합 수준에서 주춤했고 NDF 시장에서도 4원 이상 하락했는데 확실히 달러가 상승에서 하락 추세로 돌아선 것 같다"며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워 미국과 한국의 인하 속도 차이만 보더라도 달러-원이 하향 안정되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파월의 멘트에 시장이 더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해 달러-원이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파월 의장 외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여 연준도 인하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다만, 파월 의장의 발언을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격에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 오히려 발언 이후 미 국채금리가 10년물은 6bp, 30년물은 8bp 가까이 올랐다"며 "파월 발언은 시장 기대를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시장 과열이 해소된 부분에 좀 더 의미를 둬야 한다"며 "파월 발언이 시장 안정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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