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가운데 과거 기준금리 인하 때 오히려 채권금리가 상승했던 시장 흐름이 이번에도 재연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한 번에 그친다고 시장이 판단한다면 일정한 수준의 금리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에선 2013년의 상황을 많이들 생각한다"며 "당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 국채 3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40bp가량 낮은 수준까지 내렸다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금리가 치솟았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국채 3년물 금리가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인 1.5%보다 더 낮아지려면 기준금리 인하가 단발성이 아니라 기조적 인하라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단발성 인하라면 시장금리의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고, 반등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고 3년 금리(빨강)와 기준금리(검정), 연두색 원은 2013년 상황>



다만 금리 상승세가 반등 수준을 넘어 추세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대외 환경의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5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금융통화위원회 2주 뒤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의 자산 매입을 축소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금리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테이퍼 텐트럼'의 발단이다.

현재 연준은 자산축소를 9월에 중단할 예정이고, 미·중 무역분쟁 격화 때문에 금리도 인하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재정정책 확대와 같은 드라이브가 있어야 하는데 적어도 하반기 중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더라도 조정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이 다시 협상 모드로 돌아선다면 연준의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무역분쟁) 베이스 시나리오는 올해 연말 경 협상"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준비하고 시진핑 주석은 장기집권을 꿈꾼다"며 "견조한 경제성장률이 받쳐줘야 두 지도자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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