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기획재정부가 예금보험공사가 운용하는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의 지난해 운영 성과에 대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7일 기획재정부와 기금운용평가단,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8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자산운용 성과 부문 평가등급에서 '탁월'을 기록했다. 비계량평가 6단계(탁월·우수·양호·보통·미흡·아주미흡)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현금성자금 운용수익률과 상대수익률이 각각 1.85%와 0.23%를 기록하며 다른 기금을 압도했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에 기록한 1.41%(우수)와 0.11%(양호)보다 각각 0.44%포인트(p), 0.12%p 개선된 결과다.

자산운용 체계와 정책, 집행 등 비계량 지표에 대한 평가를 반영한 최종 등급은 '우수'였다.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은 외환위기시 금융 구조조정을 위해 지출된 공적자금 부채 상환을 위해 설치돼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금이다.

지난해 자산운용 규모는 평잔 기준 약 9천274억원으로 대부분 상환채의 원리금 상환을 위한 채권 차환발행이나 특별기여금 등을 단기로 운영하는 대기성 자금이다. 이에 통상 만기 3개월 미만의 안정성 높은 상품으로 운용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단기 자금의 97.5%를 3개월 미만의 현금성 자금으로, 나머지 2.5%를 3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유동성 자금으로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 3~5년의 장기 조달금리와 3개월 내외의 단기 운용금리를 고려하면 역마진이 불가피한 구조인 셈이다.

여기에 기금의 성격상 상환채의 원리금 상환에 차질이 발생하면 국민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원금보전이 되지 않는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적극적인 자산운용에 제약이 따른다. 사실상 은행 예치금과 국공채 이외의 투자가 불가능한 셈이다.

기재부는 이 같은 제약 속에서도 확정금리형 상품으로 자금을 운용, 1.85%의 수익률로 다른 기금의 수익률을 크게 앞지른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로 채권 포지션을 줄이고 예치금을 늘려 기준수익률 대비 0.25%p나 운용수익률이 높아진 데 점을 치켜세웠다. 투자환경 변화를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점검한 데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자산을 운용하는 기금의 특성상 위험조정에 대한 성과 평가의 실효성이 낮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금의 특성을 반영한 위험성과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평가다.

또한 중장기 자산 비중이 없고 해외투자나 대체투자가 어렵지만, 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 유동성 측면에서 투자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재부는 "짧은 예치기간에도 불구하고 타 기금 대비 비교적 높은 금리를 확보한 것이 전체 계량 평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행 계량평가 방식에 의하면 본 기금은 고득점 획득이 가능하나, 이와 같은 여유 자금 운용 체계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재검토할 여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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