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을 대폭 밑돈 고용보고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져 큰 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9bp 내린 2.085%를 기록했다.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2.055%까지 내렸다. 이번주 5.4bp 내렸고, 5주 연속 하락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하락한 2.569%를 나타냈다. 이번주 거의 변동이 없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8bp 하락한 1.853%에 거래됐다. 이번주 하락폭을 8.4bp로 확대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4.3bp에서 23.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고용보고서는 실망감을 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5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 시장 전망치 18만 명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4월과 3월 고용 역시 하향 조정됐다. 미 국채값 하락 요인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지 않았다.

예상보다 크게 약한 고용지표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치솟았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5% 반영하고 있다.

올해 75bp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바클레이즈는 50bp 금리 인하 시기를 기존 9월에서 7월로 당겨 잡았고, 모건스탠리도 7월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당장 6월에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는 월가 기관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가는 "7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전망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악화하고 고용 지표가 약세 신호를 보인데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계속해서 약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제이슨 셀렌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용보고서는 국채수익률 하락 지속을 가리키는 또 하나의 지표"라며 "6월에 금리인하가 없더라도 연준은 정책 성명서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VB 에셋 매니지먼트의 폴라 솔라네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무역 긴장과 별개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저조하고 성장이 하향 추세여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도우 피블스 채권 공동 대표는 "국채시장은 몇 분기 내에 경제가 심각한 둔화를 겪을 것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채 비중을 줄였고 단기 국채를 매수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전 세계적으로 국채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0.2%를 밑돌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본 국채수익률 역시 -0.1% 아래에서 거래됐다.

도이체방크 증권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일본에 집중된 전 세계 약 11조 달러의 채권 가운데 약 20%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손실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이를 사들인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수익률 때문에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에서 성장률 회복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는 현재 -0.4%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정책에 너무 많은 희망을 걸고 있는데, 연준의 행동을 예측한 과거 기록은 저조했다"며 "2009년 투자자들은 연준이 위기 이후 수준인 제로 근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데 베팅했지만, 수년간 이 베팅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크리슈나 메마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파월의 발언을 지나치게 해석하고 있다"면서도 "지표가 둔화한다면 침체 가능성이 작아도 금리 인하는 맞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페이든&리겔의 짐 사르니 채권 매니저는 "국채는 더 위험한 자산의 하락과 성장 둔화에 대한 보험"이라며 "국채를 필요로하는 시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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