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부진한 고용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층 고조돼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17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507보다 0.335엔(0.31%)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33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746달러보다 0.00587달러(0.52%)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59엔을 기록, 전장 122.34엔보다 0.25엔(0.2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6% 내린 96.588을 기록했다. 이번주 0.75% 내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나쁜 주간 기록이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전쟁 속에서 경제지표도 약해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커졌고,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반적인 고용 시장 상황을 보여 주는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5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8만 명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4월과 3월의 신규고용 역시 하향 조정됐다.

경기 둔화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더 커졌다.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의 매력은 떨어진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 7월 금리 인하 확률은 85%로 치솟았다. 올해 75bp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바클레이즈는 50bp 금리 인하 시기를 기존 9월에서 7월로 당겨잡았다.

소시에테제네럴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비농업고용은 대부분 벼랑 끝에서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그 절벽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연준이 비둘기파적로 한 단계 더 올라섰고 지표가 약해졌기 때문에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러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수익률이 이런 전망 속에서 하락한 점 역시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저점을 다시 경신했고,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일본 국채수익률 역시 마이너스에서 낙폭을 확대했다.

삭소 뱅크는 "약한 고용보고서로 인해 미국이 경제 둔화에서 예외일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게 됐으며, 달러에 부정적인 투자 심리가 더 늘었다"며 "특히 유로-달러가 1.13달러를 웃돌면서 달러의 약세 모멘텀이 거세졌다"고 설명했다.

달러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CLS의 마샬 기틀러 분석가는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추측은 시기상조"라며 "연준은 현재로서는 인내심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기적 관점에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달러는 회복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가 즉각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정책회의가 예상보다 덜 비둘기였다는 인식에 유로-달러는 1.13달러대 위로 올랐다. 유로는 달러 대비 이번 주 0.9% 상승해 지난해 9월 말 이후 가장 좋은 주간 흐름을 보였다.

ECB는 내년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했고, 글로벌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우려가 유로존 경제 하강을 이끌면 더 많은 채권 매입 등에 열려있다고 시사했다.

시장이 더 강력한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만큼 유로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이 달러에 더 압박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와 합의 가능성 언급에도 멕시코 페소는 소폭 하락했다. 낙관론이 일고 있지만, 10일 예정대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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