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주주총회 시즌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수행했으나 적정성 논란에 감사원 감사까지 받게 됐다.

일관성 없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집행과 절차 미흡, 위탁운용사 관리 적정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등 전방위 감사 직면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기준 및 집행의 적정성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 감사를 실시한다.

감사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 선정과 관리 적정성 여부도 감사한다.

감사원은 건전재정을 테마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실태를 올해 11월 감사하는데, 이때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감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올해 말 실지 감사가 진행된 후 내년 발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기금본부는 국민연금 감사실로부터 상반기 기금운용 정기 감사도 받아 전방위 감사에 직면하게 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섰고, 처음으로 한진칼을 대상으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면서 경영 참여 주주권을 본격화했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부결되면서 주주들의 선택 때문에 최초로 기업 총수가 이사직을 잃는 사건도 발생해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의사결정 미흡… 일관성 결여 지적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의사결정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바탕으로 한 주주권을 행사하면서 규정을 따르지 않았고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이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경실련은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이 상법상 신용공여 금지 위반으로 고발된 바 있으며,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을 침해했음에도 국민연금이 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기권표를 던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박재완 삼성전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졌다. 박 사외이사는 삼성그룹의 공익재단인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이해 상충과 독립성 우려가 나왔다.

국민연금의 위탁사 선정과 관리가 부적정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실련은 위탁사들이 '묻지마' 투매와 극단적 단기차익매매를 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안정적 수익 증대가 목적인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의 단기차익매매를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직접 운용은 패시브 전략, 위탁 운용은 액티브 전략을 사용해 위탁 운용 스타일 내에서 위탁사들이 재량껏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다.

위탁사들이 극단적인 단기 운용에 몰두하는 것은 문제지만, 위탁사 수익률 평가 자체가 단기며 위탁사를 지나치게 통제하는 것도 액티브 전략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행위다"며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공적 연기금의 위탁사 성과평가 기간을 장기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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