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미국의 5월 고용지표 부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려 달러-원을 이중으로 하락시키는 재료로 해석했다.

10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외환딜러들은 이날 달러-원이 고용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1,170원대 중후반까지 레벨을 낮출 것으로 관측했다.

고용지표 부진이 글로벌 약달러 추세를 심화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부추겨 달러-원을 하락시키는 재료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7만5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8만 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간당 임금 증가율도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반영된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고용지표 발표 후 20% 수준에서 35%로 올랐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미 고용지표 부진은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을 심화해 최근 달러 인덱스에 높은 연동성을 보이는 달러-원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지난 7일 96.441로 저점을 낮춘 상태다. 올해 3월 이후 3개월 래 최저 수준이다.

A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도 크게 부진해 달러 약세 분위기를 심화했다"며 "워낙 (고용) 수치가 좋지 않다 보니 달러 인덱스도 많이 밀렸다"고 말했다.

5월 고용지표가 단순히 지표 부진에 더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부추기는 역할을 하며 달러-원에 더 강한 하방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B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고용지표가 단순한 지표 부진뿐만 아니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달러-원이 이중으로 하방 압력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C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 자체가 달러 약세 재료인데, 최근에는 미국 지표가 부진할 때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고개 들고 있다"며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금리도 같이 내린 상태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환딜러들은 고용지표 부진과 금리 인하 기대만으로 달러-원이 추세를 완전히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B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왔던 재료인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최소한 주요 20개국(G20) 회의 전까지는 글로벌 환경에서 달러가 선호되는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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