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하반기 정기인사…"본점 인력 영업점 추가 배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다음달 하반기 조직개편을 앞둔 신한은행이 선제적으로 본점 직원을 영업현장에 전진 배치했다.

취임 이후 '고객 퍼스트'를 강조해온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인력 운용을 고민해온 은행권에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본점 인력 줄이기가 확산할지도 관심사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7일 부지점장급(Ma) 이하 70여명의 직원을 영업점으로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중에서 본점 근무직원은 50여명에 달했다. 글로벌사업본부와 WM 등 매트릭스 조직에 속한 직원을 중심으로 본점 대다수 부서에서 인력이 빠졌다. 배치된 인력들은 금융센터 등 관리고객 규모가 큰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 행장은 4월 말 진행된 그룹 성과분석 회의 이후 은행의 조직개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본점 인력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이에 내달 3일께 예정된 하반기 정기인사에서도 본점 내 직원들이 추가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선 이번 이동을 포함해 150여명에 달하는 인력이 영업점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본점 인력축소는 인력 운용을 비롯해 다양한 관점에서 진 행장이 줄곧 강조해온 이야기"라며 "모든 본점 부서에서 최소 1~2명의 인력이 영업점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은행권의 본점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JB금융지주가 인력의 30%를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등 영업현장으로 재배치했다. 영업력을 강화하고 조직을 슬림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신한은행이 본점 인력을 영업점에 재배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올해 들어 여신과 수신 영업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태세를 이어가기 위한 준비작업에 나선 셈이다.

신한은행은 연초 이후 9조원 가까이 원화 대출을 늘리면서 다른 은행을 압도했다. 이 기간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6조원 안팎으로 대출을 늘렸고, 국민은행은 속도 조절이란 명분 아래 1조원대 성장에 그쳤다.

이는 52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은행의 본점 인력 운용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 시중은행 전체 임직원 중 본점에서 근무하는 비중은 18~25% 정도다. 콜센터와 IT, 대출실행 등 외주 용역으로 운영되는 후선부서를 포함한 만큼 개별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은행들은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에서 본점 인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고 업무 자동화가 도입되면서 인력 운용의 풍경이 달라졌다. 시중은행 중 본점 소속 인력이 가장 많은 신한은행의 고민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 부행장은 "52시간 근무제, 금융그룹의 매트릭스 조직 보편화 등 최근의 변화가 기존 인력 운용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본점과 영업점 사이 인력 운용은 어느 은행이나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 영업점 수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지점 통폐합, 대면 영업 수준의 상향조정 등을 고려하면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일손 부족을 이야기하는 영업점이 많아졌다"며 "은행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어 해결책을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