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과 중국 간의 새로운 무역 제재 등이 발표된다면 기술 업계 전반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보복 조치로 미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거나 희토류 수출 제한을 건다면 이는 미국 기술 섹터에 매우 안 좋을 수 있고 공급 체인이 세계적으로 통합된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중국 섹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치는 "상당한 매출을 중국에서 내는 기술 기업들에 미치는 금융적 영향도 있겠지만 잠재적 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평가하기 아직 어렵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중국은 아직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리스트(a list of unreliable entities)'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제재는 회사별로 중국이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피치는 "중국은 미국의 기술 관련 제품의 주요한 소비자"라면서 "지난해 미국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 플렉스, 인텔, 웨스턴디지털, 자빌 등의 기업의 연간 매출의 20% 이상이 중국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개별 기업 중 애플과 델, HP가 잠재적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들 기업에 있어 중국이 중요한 시장일 뿐 아니라 화웨이와 레노보 등 중국 기업들에 있어 이들은 경쟁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치는 "레노보가 인텔이나 AMD 등 미국에 기반을 둔 프로세서에 의존하는 만큼 델이나 HP에 제재를 두는 것은 중국에도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치는 "퀄컴이나 시스코, 구글의 경우 중국이 이들의 기술에 의존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제재가 부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퀄컴은 50%에 가까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프로세서를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치는 "월마트나 아마존과 같은 대형 소매업체는 중국으로부터 제품을 수입하지만, 중국의 수출 의존도와 이들의 세계적 규모를 고려할 때 덜 취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치는 "희토류의 경우 메모리칩이나 재충전 가능한 배터리, 휴대폰, GPS 기기, 군사용 기기 등에 사용된다"면서 "대체 원자재를 찾을 수도 있지만, 이는 덜 효율적이기 때문에 만약 희토류 수출에 제재가 걸린다면 이는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와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희토류의 71%는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미국은 현재 다른 국가에서 희토류를 수입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피치는 "이것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예상했을 때 중국의 제재는 미국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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