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외국인의 채권 매매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연기금은 장기채를 주로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단기채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전문가는 연기금이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장기채를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채권금리가 떨어진 상황에서 금리가 그나마 높은 장기채를 매수한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외국인의 경우 재정거래 유인으로 단기채를 순매수했다고 진단했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7일까지 연기금은 국내 장외채권 기준으로 채권 9조5천125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1년 이하 채권을 가장 많이 매도했다. 순매도액은 9조5천287억원이다. 나머지 만기에서는 순매수가 우위를 보였다.

2년 이하와 3년 이하 채권은 각각 3조6천611억원, 1조6천201억원을 순매수했다. 5년 이하와 10년 이하 채권은 각각 2조4천980억원, 4조6천307억원을 사들였다. 10년 초과 채권은 6조6천30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외국인은 채권 23조5천35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년 이하 채권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액은 7조5천978억원이다.

2년 이하와 3년 이하 채권은 각각 3조8천461억원, 1조9천214억원을 순매수했다. 5년 이하 채권은 3조3천382억원, 10년 이하 채권은 4조5천300억원을 사들였다. 10년 초과 채권의 순매수액은 2조3천7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연기금과 외국인의 채권매매가 엇갈린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장기채를 순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연기금의 부채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에 연기금은 장기채를 순매수한다"며 "올해 채권매매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가운데 금리가 그나마 높은 장기채를 매수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채권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며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보다 높아 장기채를 매수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은 재정거래 유인으로 단기채를 주로 순매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은 스와프시장에서 통화스와프(CRS) 페이 거래를 하며 달러를 원화로 전환한다. 외국인은 이 자금으로 국내 채권을 매입한다.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채권 금리가 CRS 금리보다 높으면 차익이 생긴다.

오창섭 애널리스트는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국내 채권 금리-CRS 금리가 50bp 이상이면 재정거래 유인이 있다고 본다"며 "올해 외국인이 보기에 국내 채권 금리-CRS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1년물 기준 통안채 금리-CRS 금리는 올해 초 59bp에서 이달 75bp로 확대되기도 했다.







<그래프 설명 : 1년 통안 금리(빨강), CRS(검정), 통안-CRS 스프레드(녹색)>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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