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야구 트렌드에 부합하는 전략이라고 CNBC가 1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의 전망대로 올여름 금리를 인하할 경우 7회에 최고의 구원투수를 등판시켜 승리를 확정 짓는 셈이라고 전했다.

과거 마무리 투수는 9회에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끝내며 세이브를 기록하곤 했으나 이런 관행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고 최근에는 구원투수가 세이브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빈번하게 등판한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만약 연준이 긴축 정책을 펼친 지 8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관행을 깨는 것이라며 경기 둔화 신호가 분명해지기 전에 완화 입장으로 돌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역 갈등과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으나 실업률이 5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당장 불황을 걱정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채권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2~3차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이를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

매체는 구원투수가 절실한 상황은 아니지만 등판해야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입장이라면서 월가 전문가들도 서둘러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전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매체는 연준이 현재 단계에서 중간 계투 투수를 의미하는 불펜을 가동하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비교적 탄탄하고 지속적인 물가 하락 추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 실업률이 높아지고 제조업이 위축되며 선행 지표와 신용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했던 것과는 다른 여건이란 게 매체의 설명이다.

매체는 무역 전쟁의 역풍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면서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하한 뒤 무역 갈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내 성장세가 살아나고 파월 의장이 정책 수단을 낭비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매체는 연준이 더 큰 위기에 동원해야 하는 중요한 무기를 잃을 수 있다며 현재 금리가 2.5%로 낮은 것도 쉽게 인하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파월 의장에게 정책 변화를 감행할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면서 한 시즌 동안 경기를 여러 번 치르는 야구와 달리 시행착오의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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