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시장에 저금리 채권이 늘어나며 미국 회사채가 뜨고 있다. 환 헤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면서, 미국 이외 지역 투자자의 손길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됐다.

10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315억 달러로, 미국 회사채 시장의 27%를 외국인 투자자가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미국 회사채의 최대 보유자가 된 셈이다.

이런 외국인의 매수세는 초저금리 상황과 관련이 깊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의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연초 기준 13조 달러까지 치솟았고, 전체 채권 시장 내 마이너스 금리 비중은 지난 2016년 이후 최고치로 높아졌다.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 늘어나며 미국 회사채의 금리 매력도가 살아난 셈이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경제지 배런스를 통해 외국인의 미국 회사채 매수세를 주목하며 "특히 유로존 기반의 투자자는 0.5%포인트의 수익을 좇는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들은 국채시장에서는 많은 행운을 얻지 못한다"며 "실제 30년 독일 국채금리도 수익률이 0.3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의 선택지 중 하나는 미국의 7~10년 만기 투자등급 회사채를 사들이는 것이다. 이들 금리는 약 3.6%로, 1년간의 환 헤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0.62%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투자자가 만일 1년 미만의 미국 고금리 회사채를 사들이면 환 헤지 뒤에도 1.7%의 수익을 낸다.

올해 미국 회사채 매수세가 늘어난 것은 외국인뿐이 아니다.

정보업체 리퍼에 따르면 미국 회사채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증권(ETF)의 매수세가 올해 들어 늘어났다. 이들 펀드는 지난 4월에 주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순유입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쉐어즈 투자등급 채권 (iShares iBoxx $ Investment Grade Bond)ETF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7.6%나 치솟았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이 급증하며 외국인 매수세는 다소 제한받고 있으나, 이들은 재차 미국 회사채에 몰릴 것이라고 BOA는 내다봤다.

이 투자은행은 "미국 채권금리 전망이 안정되면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 늘어나면서 회사채의 글로벌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특히,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관측했다.

채권금리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 헤지 비용을 줄여주는 만큼, 금리인하 기대가 강한 상황에서 미국 회사채 매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경기 침체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동안에는 회사채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BOA는 "외국인은 지난 2001년 미국의 산업 침체 국면에서도 미국 회사채를 계속 사들였다"며 "미국 투자자와 외국인 모두에게 기업은 더욱 많은 할당액을 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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