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 감산 연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과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1달러(0.02%) 상승한 53.2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과 주요 산유국 감산 정책 향배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OPEC 및 주요 산유국의 정례회동이 다음 달 초로 연기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감산 연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은 감산 연장으로 정책 방향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또 다른 한 축인 러시아의 결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러시아는 산유량 증가로 유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감산을 연장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무역 전쟁 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도 상존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예상치를 이전 전망보다 하루 평균 16만 배럴 줄인 122만 배럴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부담도 지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지만, 올해 초 합의했던 협상의 조건들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이 문제는(무역 갈등은) 결국 협상으로 끝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제기했던 모든 위반행위를 바로잡아야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에 이르지 않는다고 해도 미국 경제가 올해 3%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중국에서도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이 "중국은 무역 전쟁에서 미국에 대한 보복 정책을 완화할 징후가 없다"면서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 측이 때때로 보내는 유화적인 신호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양국 협상의 돌파구가 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견해도 밝혔다.

무역전쟁 불확실성 등으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그동안의 상승세에서 물러서 보합권 등락을 보이는 등 신중한 흐름이 나타났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꾸준히 유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연구원은 "수요 전망은 최근 원유시장의 가장 핵심 변수"라면서 "미·중 무역 전쟁 여파 등으로 최근 세계 각국의 경제지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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