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모멘텀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경제 운영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 "경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데 주목했다.

그는 이어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 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그간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며 향후 국내 경제의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달라진 대외환경에서 온다고 보고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도 있다"며 "특정 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대내적으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면서도 "총량 수준이 매우 높고 위험요인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경계감을 아직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고 짚기도 했다.

아울러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에도 주목했다.

이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면서 국내외 장기금리가 크게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외 리스크 변화와 국내외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을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물가가 목표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 있다고 말하면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 당국의 구조 개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구조 개혁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며 "경기 대응을 위한 거시경제정책은 정책 여력과 효과를 신중히 판단해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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