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달러-원 환율은 1,170원대 중반까지 밀린 후 하단이 막힐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 비교적 강세 압력을 받아 개장가도 1,180원 아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각국 정상들의 정치·경제를 둘러싼 스탠스와 함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입장이 점차 변하면서 가격 방향 탐색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재료가 혼재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개와 늑대의 시간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하루 두 번 빛과 어둠이 바뀌는 이른 새벽과 늦은 오후를 뜻한다. 기존에 알고 있던 사물의 윤곽이 흐려지면서 개인지 늑대인지 아리송해지는 시기다.

새롭게 주목되는 재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하 시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고 역외 시장에서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처음으로 북미 간 친서 전달 사실이 전해지면서 북핵 억제에 대한 기대가 커진 셈이다.

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 등장에도 '한 사람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고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던 데 비해 매우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나타낸 셈이다.

금리 인하 시기는 4분기 정도로 예상되나 국내 지표 부진과 경기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인하 시기를 놓고 더욱 뜨거운 공방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또한 이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이틀 연속 압박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를 통해 "연준의 기준금리는 너무 높다. 말도 안 되는 양적 긴축(OT)까지 더해졌다. (금리인상의)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썼다.

하지만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완화 압력이 오히려 독립성을 중요시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시 재료 또한 상충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철도와 고속도로, 전기, 가스공급 프로젝트에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다며 부양책을 내자 중국 주가지수가 급등했다.

하지만 무역 전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뉴욕 증시는 부진했다.

역내 수급상으론 최근 1,180원 아래에서 저가 매수세가 나오고 있어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비드가 약화될 경우 1,175원 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으나 달러-위안(CNH) 환율과 연동하고 있어 원화 또한 나홀로 강세를 나타내긴 어려울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17포인트(0.05%) 하락한 26,048.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1포인트(0.03%) 내린 2,885.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0포인트(0.01%) 하락한 7,822.57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0.40원) 대비 1.15원 내린 수준인 1,178.00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거래는 없었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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