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그룹 내 부동산금융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기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금융그룹 내 경쟁이 치열한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고자 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한 신한금융이 이번에는 부동산금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선제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부동산금융 매트릭스 조직을 신설하기 위해 보스턴 컨설팅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원신한을 바탕으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 대형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특히 지난 4월 아시아신탁을 15번째 자회사로 품으면서 부동산금융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당초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그룹 내 흩어져 있는 부동산 부문을 매트릭스 체제로 재편할 계획이었다. 은행과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사의 IB 그룹을 결합한 GIB 사업 부문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신한은행의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신한리츠운용 등 기관과 리테일 영역에 걸친 부동산 풀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의 부동산금융 컨트롤타워는 우선 협의체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앞서 그룹의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매트릭스 조직인 GMS 사업 부문을 신설할 때도 계열사의 관련 부문을 총괄하는 협의체가 먼저 출범했다.

다만 협의체 성격의 조직이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매트릭스 조직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데 따른 조직 내 피로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도 부동산금융의 종합 라이선스 성격을 띠고 있는 신탁사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매트릭스 부문이 출범해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개발신탁은 물론 부동산 신탁의 리테일 상품 개발과 판매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속력이 강한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부동산금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민이 크다. 최근 재개발과 재건축 경기가 조심스럽게 반등하자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이 여전히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KB금융지주는 KB부동산신탁을,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지주가 국제자산신탁을 품었고, 농협금융지주 역시 부동산신탁사 라이선스 획득에 관심을 보이면서 금융그룹 저마다 부동산금융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해진 모습이다.

한 금융지주 고위 임원은 "금융지주 3곳 모두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은 리테일 영업으로까지 이어진 곳이 없다"며 "은행이 다수의 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탁사가 가진 이점을 100% 활용하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이나 카드를 중심으로 한 대출영업에 갈수록 한계가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금융 시장은 새로운 수익원"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에 이어 부동산금융 시장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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