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방향 메시지, 기념사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중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어려운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최근 국내 경제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두 가지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라고 꼽으며 모두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점점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다"며 "상반기가 다 지나갔는데 반도체 경기도 당초 예상보다는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겠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경기도 미중 무역분쟁과 상당히 연결돼 있다"며 "두 가지 경제 흐름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이 우리 예상보다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듭 지적했다.

다만 이달 말 있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합의 가능성 등 변수는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총재의 기념사 문구에 대해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을 좀 진전해 말한 것"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선 "부총리의 평가에 대해 코멘트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이날 기념사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 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했다.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책 방향 메시지는 창립기념사에 나온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며 부연 설명을 붙이지 않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가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고 있는 데 대해선 "(FOMC가) 다음 주에 있으니 한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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