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용평가사 피치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AA+'로 확인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피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례적으로 강한 공공 및 대외 재정, 높은 소득수준, 탄력적이고 유연한 경제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용등급이 홍콩보다 낮은 중국(A+/안정적)과의 통합이 깊어지면서 기본적인 등급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피치는 평가했다.

피치는 미ㆍ중 무역 전쟁이 홍콩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미ㆍ중 무역 긴장 관점에서 대외 환경은 더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홍콩의 수입과 수출이 전년 대비 위축됐으며 수출과 수입 관련 고용도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경제는 무역 긴장이 더 고조되면 취약하다. 왜냐하면 홍콩은 글로벌 무역 중개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무역긴장고조로 홍콩의 근본적인 대외 수지의 견조함이 약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약세를 보이는 홍콩달러에 대해 피치는 이 때문에 달러페그제가 위험할 수 있다는 시장의 추측이 불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홍콩 간 금리 차이가 지속하면서 홍콩달러의 추가적인 유출은 가능하지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비둘기파적 기조로 바뀌면서 이러한 흐름은 억제될 것이라고 피치는 전망했다.

홍콩의 페그제 방어 여력도 충분하다고 피치는 평가했다.

피치는 또 홍콩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 시위의 원인이 된 '범죄인 인도 법안'에 대해서 '한 국가, 두 체제'에 의해 보장되는 홍콩에 부여된 자율성이 침해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 활동과 이후 제한적 보통선거 도입 입법 시도가 실패하면서 이같은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콩의 법과 제도가 중국보다 우월한 신용등급을 보장하고 있지만, 홍콩의 자치권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홍콩과 중국의 제도 및 규제가 통합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양국의 등급 격차는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피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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