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재고 증가와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로 급락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3달러(4.0%) 급락한 51.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1월 14일 이후 5개월 이내 최저치로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 등을 주시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이 유가를 급격히 끌어 내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221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6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과 크게 어긋났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2017년 7월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누적됐다.

앞서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지난주 원유재고도 490만 배럴 급증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타이케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 수요 부진 우려도 지속했다.

EIA는 전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증가 규모를 하루평균 약 120만 배럴로 낮췄다. 지난달에는 약 14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은 수요 둔화 우려를 더욱 심화하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중국이 연초에 합의했던 데로 미국의 주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연구원은 "중국과 관련한 상황으로 인해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가능성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다만 러시아가 감산 연장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감산이 연장돼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산유국이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유가에 완만한 지지력을 제공하는 정도의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은 브렌트유가 올해 3분기 배럴당 65.50달러 부근에서 움직임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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