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달러-원 환율은 1,180원대 중후반을 향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전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하고 "경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심리는 점차 금리 인하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또 우리나라 경제 흐름을 좌우할 두 가지 변수인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모두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여기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체적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로 가는 데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에 기름을 부었다.

그간 한은의 독립성을 이유로 금리 관련 이슈에 말을 아꼈던 홍 부총리였던 만큼 어느 정도 한은에 메시지를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투톱의 금리 인하 시그널 속에 대외적으로도 달러-원 환율에 상승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됐다.

홍콩에선 지난 9일 100만 명의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를 서두르자 우산 혁명의 10배에 해당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의 강경 진압 등 시위가 격화된 가운데 미국은 이 법안이 홍콩의 자유와 기업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홍콩 시민들을 지지해 미중 양국 간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홍콩 시위 후 브리핑에서 "홍콩 정부의 법안에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일국양제가 계속 침해당하고 있으며 이는 홍콩이 오랫동안 확립해온 특수 지위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긴장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 등 개별 기업 간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가 부품 수급을 이유로 새 노트북 출시 계획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나왔고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에 자사의 특허 사용료 지급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는 점은 원화 강세 요인이 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달 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전에 4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한편 미국의 물가 지표는 일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일부는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한 시장 전망 0.1% 상승에 부합했지만, 지난 3월 0.4% 상승과 4월 0.3% 상승에 비해 둔화했다.

5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1.8% 상승해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근원 CPI도 전월비 0.1%, 전년비 2.0% 오르는 데 그치며 예상보다 낮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68포인트(0.17%) 하락한 26,004.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5.88포인트(0.20%) 내린 2,879.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85포인트(0.38%) 하락한 7,792.72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2.60원) 대비 1.85원 오른 수준인 1,183.20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거래는 없었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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