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채권시장은 다시 기간조정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창립 69주년 기념사 발언이 금리 인하로 해석됐지만, 채권 금리가 과도하게 내려왔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금리 인하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만큼 매도로 접근하기도 쉽지는 않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10년물은 2.26bp 낮은 2.1181%, 2년물은 6.53bp 내린 1.8725%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반응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 3월과 4월 0.4%, 0.3% 상승에 미치지 못했다.

근원물가도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0%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채권시장은 전일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후 대응방안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일 국고채 3년물은 1.472%, 10년물은 1.602%에 각각 고시됐다.

이주열 총재가 "대외 불확실성의 전개 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게 금리 인하 시그널로 해석됐다.

여기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완화기조 진전으로 이해했다며 긍정한 게 채권 강세에 기름을 부었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전망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후,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채권전문가가 80%를 넘었다. 빠르면 7월이나 8월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본 기관도 두 곳이나 됐다.

이주열 총재가 지난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했음에도 대부분이 연내 금리 인하를 전망한 셈이다.

여기에 매의 대표주자인 이 총재의 스탠스가 돌아서면서 채권시장은 다음 금통위에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그러나 채권 금리가 너무 낮아진 데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전일 금리 급락은 롱을 더 담지 못했던 기관의 급한 매수가 더해진 영향도 있어서다. 수급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레벨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는 주춤해졌다.

전일 재정증권 입찰이 있었음에도 외국인은 매수에 소극적이었다. 이들은 재정증권을 540억 매수하는 데 그쳤다.

이들은 전일 801억원을 오히려 순매도했다. 26거래일간 나타났던 순매수 기조가 끊겼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주춤하다. 이들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1천590계약, 10년 국채선물은 236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이틀 연속 양 국채선물을 팔았다.

특히 국채선물 롤오버 기간에 현·선물 매도가 나타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의 매도를 받아주기에는 국내 기관이 느끼는 레벨 부담이 적지 않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3.2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2.60원) 대비 1.85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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