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달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이 회동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을 앞두고 연일 대중 압박과 공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미ㆍ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이후 신속한 합의에 대한 '낮은 기대감' 속에 중국이 향후 회담을 놓고 경계심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나지 못하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동시에 중국에 지난달 합의했던 수준의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11일 "합의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나"라면서 "중국과 위대한 합의를 하거나 아예 합의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양국 정상의 회동 소식과 향후 협상 전망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외교부는 오사카 회동에 관해서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중국 국무원 자문을 맡는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높아진 미ㆍ중 긴장 관계 때문에 중국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대감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인 협박을 일삼으면서 시 주석이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으며 이 때문에 어떤 합의도 "약하게 보이거나 미국의 압박에 대한 굴복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 교수는 양국이 비자 제한 완화나 인적 교류 등과 같은 '단편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향후 협상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이나 인민일보는 미국이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며 줄곧 비판하고 있지만, 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요구가 어떤 것인지는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미국의 정치인들은 중국의 부상을 합리적인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과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나의 친구' 트럼프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류 웨이둥 미ㆍ중 관계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이 매우 확실하다. 이 때문에 중국은 그와 양자 회담을 잡을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에서처럼 '일종의 휴전'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국은 상대국에 대한 다양한 조치를 보류하고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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